서울시가 4대문안 주요 도로를 줄이고 자가용 없이도 지하철과 버스만으로 이동 가능하도록 대중교통간 연계성을 강화한다. 이 지역엔 전기버스를 우선 투입하고 2020년까지 교통유발부담금을 상향 조정하는 등 교통수요 관리정책도 병행한다.
시는 이런 내용이 담긴 '녹색교통진흥지역 특별종합대책(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녹색교통 공간을 2배 이상 늘려 2030년까지 승용차 교통량은 30%, 차량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40%씩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한양도성 내부 16.7㎞는 지난해 3월15일 국토부로부터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됐다. 이곳은 '지속가능교통물류발전법'에 따라 녹색교통 발전과 진흥을 위해 특별 관리된다.
◇주요도로 4~6차로로 축소…대중교통 연계
시는 우선 녹색교통진흥지역 내 주요 도로를 4~6차로로 대폭 줄이면서 확보한 공간을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 등 녹색교통 공간으로 바꾸는 안을 국토부에 제시했다.
차도를 최대 4개 차로로 축소해 보도, 자전거도로, 조업주차 공간 등을 확보하는 안을 기본으로 하되 버스 통행이 잦은 도로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포함한 6차로로 재편하는 게 골자다.
올해는 도심 주요사업과 연계돼 보행량 증가가 예상되는 퇴계로(퇴계로2~5가, 1.2㎞), 을지로(시청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 3.7㎞), 세종대로(세종대로사거리~서울역교차로, 1.5㎞) 등을 우선 재편한다.
아울러 도심 중앙버스전용차로망 완성, 도심순환형 버스운행 등 대중교통 인프라를 활용해 승용차 없이 도심 이동을 가능케 한다.
서울은 면적 1㎞당 버스노선 수는 0.97대이며 지하철역 밀도는 0.5개다. 프랑스 파리(0.62대, 0.76개)나 영국 런던(0.64대, 0.17개), 미국 뉴욕(0.39대, 0.59개) 등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다.
시는 2030년까지 통일로(경찰청앞교차로↔서울역교차로, 0.6km), 남대문로(숭례문교차로↔종로1가교차로, 1.35km), 세종대로(숭례문교차로↔광화문교차로, 1.7km) 단절구간을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연결한다. 녹색교통진흥지역 내 모든 정류소엔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를 우선 설치한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정류소간 간격이 30m 이하인 곳부터 정류소 통합 및 조정을 통해 환승 편의를 높인다. 우이신설선과 지하철 2·5호선 간 환승연계버스(신설동역~왕십리역), 도심순환형 버스노선 등도 단계 도입을 검토한다.
◇서촌·을지로 등 보행특구 지정…인프라 확충 등도 포함
녹색교통진흥지역 전 지역을 보행특구로 지정하고 자전거 전용차로 설치, 제한속도 하향 등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이동 편의 향상과 안전성 강화에도 나선다.
올해 서촌, 을지로 등 보행특구를 추가 지정하고 2030년까지 교차로 전 방향에 횡단보도를 100% 설치한다. 대신 도로공간 재편 때 자전거 전용차로를 우선 설치하고 공공자전거 '따릉이' 운영지점을 지난해(60곳)보다 41곳 많은 101곳까지 확대한다.
북촌, 남산 소월로 등에 이어 제한속도 하향조정 범위도 늘린다. 하향조정되면 간선도로는 50㎞/h, 이면도로는 30㎞/h로 속도가 제한되며 보행개선사업과 연계해 속도 하향을 위한 안전시설물이 들어선다.
서울형 퍼스널 모빌리티 시범지구 조성 및 가이드라인 제작사업을 거쳐 도로 이용방안이 나오면 녹색교통진흥지역 내에서도 퍼스널 모빌리티 운행이 지원된다.
시는 올해 30대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3000대 도입 예정인 전기버스를 녹색교통진흥지역 운행 노선에 우선 투입한다. 서울형 승용차공동이용 서비스인 '나눔카' 확대 때도 전기차량 중심으로 구매해 2020년까지 이 지역 대여차량을 100% 전기차로 전환한다. 2030년까지 관용 화물차를 전량 전기트럭으로 전환하는 사업도 이곳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동시에 여러 차량이 급속 충전할 수 있는 서울형 집중충전소가 조성된다.
환경부가 '친환경등급제'를 확정하면 프랑스 파리와 노르웨이 오슬로 등 해외 도시들처럼 대기환경을 고려한 교통수요관리 정책에 박차를 가한다. 프랑스 파리는 2016년 6월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에 따라 시내 통행을 제한한다. 오슬로도 차량 연료기준에 따른 통행료 부과로 대중교통 분담률을 21%에서 32%로 늘리고, 승용차 부담률은 45%에서 34%로 줄였다.
친환경등급제 확정 시 내년 녹색교통진흥지역 진입 지점 43곳에 차량번호 인식 시스템을 설치하고 친환경 자동차 하위등급 차량 통행을 단속한다.
녹색교통진흥지역 내 대형 쇼핑몰 등 대규모 교통유발시설물에 대해서는 자발적인 승용차 이용 감축 계획 수립을 유도한다. 효과가 미미할 경우 해당 시설물에 대해 교통혼잡 특별관리시설물 지정을 검토한다. 또 2020년까지 교통유발부담금의 단위부담금을 연차별로 상향 조정해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른 책임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특별종합대책(안)에는 인프라 확충 등 중장기 대책도 포함됐다.
이외에 주차상한제 대상지역은 기존 4대문 지점에서 녹색교통진흥지역 전역으로 확대하고, 공영주차장 주차요금도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내부순환로 진출입 연결로 추가설치 등 한양도성 외곽 도시고속도로 연결체계를 개선해 도심을 우회하는 남북측 우회경로를 확충한다.
면제·감면차량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징수시스템을 고도화해 이용자 편의를 증대한다. 인상 및 부과지역 확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중장기 검토 대책으로 남겼다.
'지속가능교통물류발전법' 제42조에 의거한 이번 법정계획은 국토부 국가교통위원회 심의와 계획안 승인 및 고시를 거치면 시가 시행할 수 있게 된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6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서울의 심장부 한양도성을 우리나라 첫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 운영하는 것은 역사 도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특별종합대책이 조속히 통과되어 도심 교통환경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많은 시민 분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서울교통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재희 [limj@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라이프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