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 섬의 환경오염 문제를 들어 폐쇄를 경고하자 현지 주민과 자영업자이 불만을 제기했다고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가 12일 보도했다.
익명의 한 자영업자는 이 신문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 섬을 수채통이라고 부르는 것은 (환경)문제의 본질과 정도를 잘 모른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대통령이 섬을 폐쇄하면 이곳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수많은 근로자와 그 가족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고 있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로이 시마투 환경부 장관에게 6개월 안에 보라카이 섬의 하수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를 내린 데 대해서는 환영했다.
또 다른 익명의 주민은 이 신문에 "두테르테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가 공무원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조치하도록 움직이게 할 수 있다"며 "아마도 주지사, 국회의원,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계 지도자도 이 신문에 보라카이의 환경문제는 정부의 불충분한 지원으로 더 악화했다며 10년 넘은 배수시설의 노후를 지적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9일 남부도시 다바오에 있는 한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포럼에서 "보라카이가 수채통이다"라며 "이 섬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보라카이의 하수와 쓰레기 문제는 그 섬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수많은 관광객의 건강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보라카이의 환경문제를 해결을 위한 특별대책반 구성을 승인했다.
이에 환경부도 지방 정부에 처리되지 않은 폐수의 바다 유입을 막기 위해 가정과 공공시설의 하수도가 섬의 하수처리시설에 연결하도록 하는 정책을 실시하라고 요청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신문에 하수처리시설 문제뿐 아니라 휴양지 인근 인구 과잉도 문제로 꼽았다
보라카이 휴양지에서 근무하는 근로자가 약 5만명이며 매년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최소 200만 명이다. 현지 정부가 보라카이 관광업으로 매년 벌어들이는 수익은 560억 필리핀 페소(약 1258억원)에 달한다.
이수지 [suejeeq@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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