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수소전기차(FCEV)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없고 빠른 속도로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한국 업체가 먼저 만들어 시장에 내놓았지만 우리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뒷심 부족으로 일본 업체들에 추월당한 형국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의 수소차 '미라이'는 4268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닛산 역시 2020년 도쿄올림픽 공개를 목표로 FCEV 신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를 4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일본 전역의 91개 수소충전소를 2020년까지 16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충전소 설치 비용 50%, 충전소 운영 보조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 닛산, 혼다, JXTG, 이데미쓰코산, 도쿄가스, 이와타니산업, 도요타통상, 일본정책투자은행 등 완성차업계와 에너지업체 11곳은 최근 '수소충전소 일본연합' 컨소시엄을 구성, 현대 91곳인 일본 내 수소차 충전소를 4년 이내에 80곳 더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부족한 충전인프라가 수소차 보급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분석에 따른 조치다.
이들 업체는 내년 봄 공동출자회사를 설립, 내년부터 도시부를 중심으로 수소충전소 정비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수소충전소는 1기당 건설비가 4억~5억엔(약 50억원)으로 비용이 많이 들지만 업체들은 신설 법인이 일괄적으로 설비를 발주할 경우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업체들이 속도를 내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가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 ix35 수소차'양산으로 선점한 수소차 시장을 일본업체에 빼앗기게 생겼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2015년 수소차 보급 로드맵을 마련했지만, 현재까지 팔린 차량은 834대에 불과하다. 이중 국내에서 운행 중인 차량은 132대 수준이다.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수소충전소는 6곳에 불과하다. 이들 충전소는 투자 비용 30억원(정부 보조금 15억원)에 수소 비용으로 연간 억대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차는 대표적 친환경차다. 전기차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으나, 충전시간 3~5분으로 매우 짧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00km이상으로 훨씬 길다. 특히 수소차는 필터를 통해 공기를 걸러 산소를 포집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기 중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때문에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불린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올해 1만8000대 규모인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2022년 10만6000대로 10배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융합연구정책센터 김희철 연구원은 "수소는 다양한 에너지원으로부터 생산되며 저장 및 운송이 가능한 복잡성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라며 "현재 에너지시스템 내에서 효율적 사용이 가능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 미국, 유럽과 같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관적 정책을 펼치고 제도를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의 투자가 필수적이므로 민간 참여 확대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에게 투자비용과 위험을 분담시키는 산업육성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주연 [pjy@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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