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나라' 프랑스에서 70여년 만에 최악의 포도 작황으로 인해 주요 산지에서 포도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의 고급 와인 생산지인 보르도의 포도 농장에서 최소 7t의 포도가 도난당했다. 도난 사건은 9월 중순 이후에만 네 건이나 발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 산지로 꼽히는 생테밀리옹 인근 즈니삭 농장에서는 6.5t 가량의 포도가 사라졌다. 범행은 전문 와인상들에 의해 치밀하게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최고 품질의 적색 포도를 생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포므롤 농장에서는 600~700㎞의 포도가 도난됐다. 인근 농장에서는 약 500그루의 포도나무를 뿌리째 뽑아가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절도 사건이 급증한 것은 이상 기후로 포도 작황이 극도로 부진하기 때문이다.프랑스에서 올해 3월은 비정상적으로 따뜻했다. 이 때문에 새싹이 평년보다 일찍 올라왔다. 하지만 새싹들은 4월 들어 몰아친 늦서리에 큰 피해를 입었다.
프랑스의 올해 와인용 포도 생산량은 1945년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포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8%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포도의 품질이 우수한 점은 절도가 기승을 부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포도 생산량은 최악인 반면 올 여름 무더운 날씨로 포도의 품질은 와인을 만들기에 최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포도 생산량은 부진한 반면 품질은 매우 좋아 인근 포도 생산 농가에서 절도의 유혹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호균 [ahk@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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