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정상들이 모인 유엔 총회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분열이 가시화되고 있다. 북핵문제와 기후변화, 이란 핵협정 등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이 난무하고 있다.
A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내 놓은 '북한 완전 파괴' 주장을 놓고 미국의 주요 동맹인 일본과 독일이 상이한 반응을 보였다고 20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지금 필요한 건 대화가 아니라 압박"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해 군사 행동을 포함해 모든 옵션이 고려되고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발을 맞춘 셈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반면 트럼프의 발언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총회에 불참한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의 주장을 명확히 반대한다며 대북 군사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모든 필요한 조처'를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북한 정권의 태도 변화를 위해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다 함께 압박을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동맹국들 사이 이견은 이란 핵협정 문제로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에서 이란을 '불량 정권'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그는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협정 철회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협정을 폐기하면 이란이 북한처럼 핵무기 개발에 속도를 낼 거라고 우려했다. 그는 총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른 방도가 뭐가 있는가? 북한같은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은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폐기하지 않도록 설득하겠다며,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처럼 협정이 다루지 않는 사안들에 관해선 트럼프가 보다 시야가 넓은 전략을 추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협정은 작동하고 있다"며 "EU의 역할은 모든 측면에서 협정이 계속해서 완전히 이행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 협약을 놓고서는 트럼프와 서방 주요 동맹국들이 의견이 더욱 첨예하게 엇갈렸다. 미국이 6월 파리 기후협약을 탈퇴한 일을 놓고 프랑스, 영국 등의 정상들이 잇달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메이 총리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파리 협약은 국제 사회가 공정성, 정의, 인권을 위해 어떻게 하면 협력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다자주의와 글로벌 협력이 훼손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연설을 통해 "협정을 흐트러뜨린다면 각 국가들, 세대들이 한 약속을 파기하는 일"이라며 미국이 기후 협약에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예 [ez@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라이프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