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이 있는 도심이 그렇지 않은 상업·주거지역보다 오히려 인체에 열스트레스를 덜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는 제주대에 함께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3일 수원시 인계동 효원공원 일대에서 40시간동안 '열쾌적성 지표(PET)'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효원공원의 열 쾌적성 지표는 8월4일 오후 1시께 평균 35℃로, '중간 열스트레스' 상태였다.
중간 열스트레스는 인체가 느끼는 열스트레스를 나타냈을 때 2번째 단계로 ▲23~29℃면 '약한 열스트레스' ▲29~35℃면 '중간 열스트레스' ▲35~41℃면 '강한 열스트레스' ▲41℃ 이상이면 '극한 열스트레스'로 구분된다.
반면 인근 상업·주거 시설에서 측정한 열쾌적성은 '극한 열스트레스' 단계로 분석됐다. 저층(5층) 아파트 48.6℃), 상업지구(47.8℃), 고층(25층) 아파트25층(45.3℃)와 비교해 더 낮았다.
이는 도시공원에 심어진 식물의 증·발산과 그늘을 통한 차광 등의 효과다.
그늘은 양지대비 열쾌적성 지표를 평균 11.6℃ 저감해 열스트레스를 2단계 이상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동일한 시멘트블록 포장재더라도 양지(46.4℃)인 데 반해 등나무파고라 아래 음지(31.8℃)가 더 쾌적하다는 의미다.
야간에는 공원 지면의 냉각된 공기로 인해 냉섬현상(Cool Island Effect)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효원공원 인근은 가장 낮은 '약한 열스트레스' 상태까지 내려가는 것이 확인됐다.
공원은 24.3℃로 평균 열쾌적성 지표가 가장 낮아, 냉섬현상이 저층아파트(25.3℃), 상업지구(26.1℃), 고층아파트(26.7℃)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다. 또 '약한 열스트레스' 상태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공원은 18시30분으로, 저층아파트(19시 30분), 고층아파트와 상업지구(20시)에 비해 빨랐다.
특히 저층아파트의 경우 오래된 나무가 조성돼 공원과 열환경이 유사해, 폭염이나 열섬 등 열재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수목에 비해 건물의 용적이 많은 고층아파트는 상업지구와 유사하거나 새벽에도 복사열이 식지 않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과학원은 이 같은 도시공원의 특성을 기후변화 대응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박진원 환경과학원장은 "도시공원은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그린 인프라이며, 폭염, 열섬과 같은 열재해를 막을 수 있는 대응 방안 중 하나"라며 "도시지구 단위 계획 등에 열쾌적성을 높일 수 있는 적정 근린공원 비율 산정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인준 [ijoinon@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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