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서 핸드폰 하는데 갑자기 몸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게 뭔가 해서 검색하니 지진이었나 봐요."(아이디 cozi****)
"지진인가요? 우리 집은 흔들렸는데 지진에 대한 뉴스는 없고."(아이디 jjar****)
"혹시 지금 집안 흔들리세요? 어질어질한데 저만 느끼는 건지. 지난 지진 때 느낀 것보다 더 많이 흔들리는 느낌이에요. 제 몸이 어지러워서 어질어질한 건지. 무서워요."(아이디 shin****)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인공지진이 발생하자 인터넷상에는 지진을 감지했다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이날 지진으로 인해 소방청에 신고가 접수된 것만 해도 전국적으로 31건에 달했다.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9·12 대지진 이후 기상청의 지진경보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규모 5.7, 폭발력 100kt(킬로톤)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음에도 기상청은 이를 국민에게 전혀 통보하지 않았다.
기상청은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관측 후 15~25초 안에 긴급재난문자 방송서비스(CBS·Cell Broadcasting Service)를 통해 국민에게 직접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게 돼 있다. 지난해 경주 대지진 발생 이후 국민안전처에서 진도분석을 거쳐 발송하는 재난문자의 신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기상청이 직접 송출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이같은 긴급재난문자 발송은 자연지진에만 해당하고 인공지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을 알릴 경우 더 큰 혼란을 유발할 수 있어 대국민 통보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 때문이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정보기술팀 분석관은 "인공지진의 경우 대개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에 보고를 거칠 수밖에 없다"며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속성보다는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진이 일어나면 기상청은 청와대와 안보당국에 먼저 지진 발생을 알리고 이후 유관기관과 언론에 통보한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지난 3일 발생한 지진의 경우 7분만에 유관기관과 언론에 통보했다. 하지만 인공지진에 관한 정보를 국민에 직접 공개하지는 않았다.
회사원 함모(28)씨는 "트위터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지진을 느꼈다는 글을 보고 지난해처럼 지진이 난 게 아닌가 불안했다"며 "기상청에서는 어떤 통보도 없어서 두려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재호(32)씨는 "6차 핵실험은 5차 때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가 5~6배 크다는 보도를 봤다"면서 "위험하다고 하면서 기상청이 직접 통보를 하지 않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진 역시 자연지진에 못지않은 위력을 지닌 만큼 지진 경보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정보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준경 세종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로 국민의 지진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인공지진이라고 해도 기상청에서 재난문자를 보내줄 필요가 있다"며 "이번 기회에 관련 매뉴얼을 만드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도 "지진 통보는 국민의 알 권리"라며 "지진을 감지하면 사람들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때 기상청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지진이라는 경보가 가면 오히려 안심할 수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국민의 관심이 큰 만큼 지진정보 통보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한다"며 "이미 CBS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정책적 결정만 되면 인공지진을 알리는 데 기술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한주홍 [hong@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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