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미군기지 오염 정보공개와 관련해 보다 적극적으로 밝히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안 차관은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최소한 오염상태 조사결과를 공개하는 문제는 현재보다 적극적으로 환경부가 입장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정보는 우리 정부 홀로 정보공개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소파) 환경분과위원회 한·미 양측위원장의 동의가 있어야 공개할 수 있도록 한 소파 하위 규정 '환경정보 공유 및 접근절차 부속서 A' 때문이다.
환경부가 지난 6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용산 미군기지 주변에서 실시한 지하수 오염 2·3차 조사결과를 공개하라는 서울행정법원의 1심 결정에 불복하고 항소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안 차관은 이에 대해 "환경부가 입장을 가지고 정부 내에서 공감대 만들어서 미국, 혹은 미군에게도 요구해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환경부가 새롭게 제시할 10대 환경정책 중 하나로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기지 환경오염 정보공개를 시작으로 소파 개정 논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안 차관은 "소파 개정은 환경부가 제안해서 될 사안은 아니지만, (가장 상식적인) 환경오염 정보공개 문제부터 접근해나가면 본격적인 토론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용산미군기지 부지 반환과 관련,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깨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리가 미국에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소파 23조 5항은 '미군의 공무 중 발생한 손해에 대해 미국만이 책임이 있는 경우 금액의 25%를 대한민국이, 75%를 미국이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협정 5조 2항은 "군사시설의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피해는 면책된다"고 돼 있어 기지 안팎에 대한 오염정화에 대한 수천억원의 비용을 둘러싸고 한·미 양국간 입장차가 엇갈리고 있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오염정화 비용을 우리 정부가 모두 부담해야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안 차관은 "오염된 토양을 누가 어떤 비용을 들어서 정화할 것인지는 협상한다고 할지라도 언제끝날지 모르는, 어떤 결과가 될지 모르는 문제"라면서도 "예민한 문제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그렇지만 당당하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경부 중심의 물관리 일원화 관련 "국회 내에서도 공감대를 갖고 있는 의원들이 꽤 많다"며 "반대 의견을 냈던 의원들 잘 설득하고 국민 여론도 좀 더 모아나가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준 [ijoinon@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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