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과 항만을 이용하는 선박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선박 육상전력공급(AMP)방식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24일 한전 인천지역본부에 따르면 항만 주변 대기오염은 SOx(황산화물)이나 NOx(질소산화물) 수치는 다른 지역보다 수십배 이상 높게 측정되고 있다.
이는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도 있지만 부두에 정박해 있는 대형선박이 자체 디젤 발전기를 돌려 배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면서 발생한 오염물질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박해 있는 선박은 냉장고, 전등, 공조설비 등을 가동하기 위해 발전기를 돌리는데 이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이 항만지역을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컨테이너선 1개에서 하루에 나오는 Nox의 양은 자동차 50만대 물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AMP는 환경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되고 있다. 선박이 정박해 있을 때 엔진을 가동해 전기를 생산하는 게 아닌 육상의 전기를 끌어와 연료를 절약하고 환경오염도 줄이는 방식이다.
한전에 따르면 AMP를 이용할 경우 이산화탄소(CO2)는 38%를 줄일 수 있고, 오염물질은 96.6%까지 감축할 수 있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선진국에서는 해양오염 감시가 강한 터라 상당수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로스앤젤레스 항 등에 AMP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고 2020년까지 입항 선박의 사용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유럽도 2025년까지 AMP 설치 및 사용 의무화를 했고, 중국도 2020년까지 선박의 90%가 이용하도록 강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시범사업 등 초기 단계를 거쳐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 인천지역본부는 지난해부터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인천시를 비롯한 관련 기관과의 지속적인 공조 및 업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백령도 정기운항 여객선인 하모니 플라워호에 AMP를 공급, 이산화탄소를 연간 약 108ｔ가량 감축시켰고 유류비를 절감하면서 2년만에 투자비 전액을 회수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인천본부 관계자는 “한전이 생산한 전기는 환경오염 규제를 받고 있고, LNG발전도 있어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지만, 선박 발전기는 별다른 규제가 없기 때문에 대기오염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유류비도 절감할 수 있는터라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Copyright 이데일리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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