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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가 울상이다. 날마다 치솟는 원재료 가격 탓에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업체뿐만 아니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업체들까지 가파른 원재료 가격 오름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식품업계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동원F&B(049770)는 지난 1일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5.5% 감소한 87억원으로 집계됐다. 4일 실적을 발표한 CJ제일제당(097950)의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21.9% 줄어든 164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원재료 가격이다. 이상기온으로 인한 사탕수수 작황 부진으로 설탕 원재료인 원당 가격 상승과 남획으로 참치어가 크게 오른 탓에 원재료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경우 국제 원당 가격 상승이 부담이 됐다. 소재식품부문의 원당 투입가격은 전년대비 36% 가량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의 주요 원당 수입국은 호주와 태국이지만, 원당 원재료 사탕수수 주요 생산지인 인도 내 사탕수수 작황 부진으로 덩달아 가격이 크게 올랐다.
동원F&B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동원F&B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참치통조림의 주재료인 참치어가는 지난해 4분기 톤당 1400달러선이었으나 올해 들어 급등세를 나타내며 지난달 톤당 1950달러까지 올랐다. 기후변화로 참치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다른 식품업체들도 애가 타긴 마찬가지다. 원당과 참치뿐만 아니라 식품업체 주요 원재료인 곡물가격까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특히 라면 업체들의 실적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소비자의 가격 인상 저항이 큰 라면은 수익성이 낮다. 안 그래도 낮은 수익성에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면 재료인 소맥의 2분기 평균 가격(9월 인도분)은 부셸당 4.7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가격인 4.34달러보다 약 26센트 올랐다. 면을 튀길 때 필요한 팜유의 주재료인 대두 2분기 평균 가격(8월 인도분) 역시 1.13달러 오른 부셸당 10.55달러다.
다음주 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농심(004370)과 오뚜기(007310)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특히 매출의 약 70%를 라면에 의존하고 있는 농심으로서는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농심 매출액을 5306억원, 영업이익은 182억원으로 내다봤다. 가격 인상효과로 지난해보다는 수익성이 개선되긴 했지만, 200억원 돌파는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장기화로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큰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까지 높아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안 그래도 수익률이 낮은 식품업계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thkim124@edaily.co.kr] Copyright 이데일리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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