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2일 노후 경유차를 조기폐차시키고 매연저감장치를 달아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겠다며 추가경정예산까지 마련했지만 아직 많은 차량이 서울 도로 위를 달리고 있어 미세먼지 문제 해결까지는 요원하다는 평이다.
서울시는 정부와 절반씩 부담해 추경 246억원을 마련하고 이달부터 노후 경유차 매연저감장치 부착과 조기폐차 사업에 쓸 계획이다.
이 예산은 올해 3만4000여대 노후 경유차를 조기폐차시키거나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는데 사용된다.
문제는 매연이 심해 이번 사업의 대상이 되는 '2005년 12월 이전 생산 노후 경유차'가 여전히 서울시내에만 19만4000대가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노후 경유차 31만대를 처리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19만여대가 남아 있다.
더 큰 문제는 서울시에 등록된 차량만 19만여대이고 경기도와 인천시에서 서울시내로 진입하는 노후 경유차는 제대로 집계조차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2005년 이전 생산 노후 경유차는 올 1월부터 서울시내 진입시 적발하고 있지만 1차 경고만 했을 뿐 과태료 부과 건수는 1건도 없어 운전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또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서울시내에서 운행하다 적발된 서울시 등록 노후 경유차에 대해 과태료(20만~200만원) 916건을 부과했음에도 도로 위 노후 경유차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서울·인천·경기 등 3대 시·도가 맺은 '수도권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공동시행 업무협약'에 따라 다음달부터 경기도 등록 노후 경유차의 서울시내 진입이 금지되고 내년부터는 진입금지지역이 서울과 인천, 경기도 내 17개시로 늘어나게 돼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처럼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노후 경유차를 타고 다니는 이들이 대부분 생계형 운전자들이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이들이 비용 부담을 무릅쓰고 조기폐차를 하거나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더 강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내 일부 시·군의 비협조적인 태도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 일부 시·군은 비교적 적극적으로 노후 경유차 문제에 접근하고 있지만 나머지 시·군은 상대적으로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운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시도 운전자들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로부터 시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예산 투입을 실시하는 만큼 경유자동차·건설기계 소유자는 경유차 저공해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대로 [daero@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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