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고 신기하다."
한 여름에도, 비가 내려도 얼음판 위에서 스타트 훈련을 할 수 있는 훈련장을 갖춘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들의 소감이다.
과거와 현재의 훈련 환경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는 것.
과거에는 한국에 제대로 된 훈련장이 없었다. 훈련을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야만 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전용 썰매가 없어 다른 나라에서 빌려타기도 일쑤였다.
지난 2011년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봅슬레이·스켈레톤 훈련 환경이 점차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우레탄 재질의 육상 트랙에서 바퀴달린 썰매로 훈련할 수 있는 스타트 훈련장이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 들어선 것이 전부였다.
이 때문에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국내에서 체력 훈련을 마치면 스타트 훈련과 트랙 훈련을 위해 해외를 떠돌았다.
하지만 이제 실제 레이스를 펼치는 얼음 위에서 스타트 훈련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실내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이 생겼다. 비가 와도, 날씨가 더워도 스타트 훈련을 할 수 있어 굳이 훈련장을 갖춘 해외로 전지훈련을 갈 필요가 없어졌다.
오는 10월에는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의 트랙에서 집중 훈련 계획도 세웠다.
뿐만 아니라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쾌거를 이뤄내면서 기업의 후원을 받고, 대당 1억원이 넘는 전용 썰매로 레이스를 펼칠 수 있게 됐다. 다음 시즌 대표팀은 이제 현대자동차가 개발하는 '국산 썰매'를 탄다.
지난 달 30일 개장한 실내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을 체험해 본 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올랐다.
2015~2016시즌 봅슬레이 2인승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원윤종(31·강원도청)은 "전 세계에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이 있는 나라가 몇 개 되지 않는다. 아직도 믿기지 않고, 얼떨떨하다. 이런 좋은 환경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원윤종의 파트너 서영우(25·경기도연맹)도 "외국에서만 훈련을 하다가 이런 시설이 한국에 생기니 신기하다"며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트 훈련을 위해 캐나다 캘거리에 가도 다른 나라 선수들이 많아 시간이 부족했다. 이제 우리만 쓸 수 있는 훈련장이 생겨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며 기뻐했다.
2010년부터 스켈레톤 선수로 뛴 이한신(29·강원도청)은 "2010년에는 기존에 있던 스타트 훈련장도 없었다"며 "스켈레톤을 그만둘까 고민도 했는데 참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윤성빈은 "외국에 있는 스타트 훈련장이 항상 부러웠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에도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 실내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이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점차 나아지는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원윤종은 "오픈 트랙에서도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 좋은 환경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만큼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서영우도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이 생기고, 트랙 훈련까지 집중적으로 한다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윤성빈은 "이제 한국이 봅슬레이·스켈레톤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을 이끄는 이용(40) 감독은 "힘들었던 과거의 일은 과거일 뿐이다. 좋은 환경이 갖춰진 만큼 노력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이르다. 더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준 [jinxijun@newsis.com] Copyright 뉴시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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