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요. 청량한 공기 가득한 가을에 따뜻한 차 한 잔을 두고 책을 읽는다면 그보다 더 좋은 마음 치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깊어가는 가을에 방문하면 더 좋은, 헌책방 골목을 소개합니다.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엔 헌책방 50여 곳이 모여 있습니다. 한국전쟁 때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거나 피란민들이 내놓은 책 등이 유통되면서 태어났는데요. 전성기였던 1960~1980년대엔 80여 개의 헌책방이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2000년대 초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지만, 헌책방 주인들이 카페와 갤러리를 꾸미고, 축제를 기획하면서 골목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넣었고요. 부산의 관광명소로 거듭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서울엔 청계천 5~6가 사이에 헌책방거리가 있습니다. 1960년대 청계천변에서 노점 형식으로 운영되던 헌책방들이 청계천 복개공사로 갈 곳을 잃게 되자 평화시장 일대로 모여들기 시작했는데요. 한때는 헌책방 숫자가 200개를 넘겼지만, 지금은 버들다리부터 오간수교까지 이어지는 약 300m 구간에 헌책방 21개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 거리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했고요. 매년 축제도 개최해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고 있습니다.
인천의 헌책방 거리인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한국전쟁 직후 폐허가 된 거리에서 수레에 책을 싣고 팔던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책방 골목을 이뤘는데요. 예전엔 50여 개의 헌책방이 성업했었지만, 지금은 10여 곳만이 남아있습니다. 이 중에서 순수하게 헌책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은 5곳 정도인데요. 올해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하면서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로 유명해졌습니다.
윤지향 온케이웨더 기상캐스터 weather.jihy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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