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 기후변화 > 신기후체제 수립, ‘자발적’ 참여 관건

이번 세미나는 오는 12월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와 관련해 기후변화 논의의 국제적 동향과 주요협상쟁점을 분석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협상 대응 상황과 전략을 대중에 공유했다.

한덕수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기후변화는 글로벌한 이슈”라며 “정부와 시민사회, 지자체, 기업 등 각 계가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재원확보, 이행, 산림보존의 문제 등 여러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국제사회가 협력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첫 번째 발제에서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자발적 기여(INDCs)는 현재 부록(Appendix)의 형태를 띌 가능성이 높으며 COP21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020년 신기후체제 시작까지 성공적 이행을 위한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에서의 위치와 국내 여건을 감안한 저탄소 경제 정책을 내놓고 이를 통해 아시아 저탄소 경제를 선도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일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은 “현재 INDCs를 제출한 국가 중 상당수가 적응 부문을 포함하고 있다”며 “선진국보다 개도국이 더 적극적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국내적으로는 기후변화 적응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과학적 연구와 대국민 인식제고, 민·관·학의 역량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국제적 측면에서는 개도국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우리의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등 ODA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진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략연구팀장은 “기후재원 조성의 주체 및 출처와 규모, 재원의 활용 및 지원과 행동의 투명성 등이 이번 협상의 쟁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장기간 지속됐던 재원 부문의 입장 대립 해소가 반드시 필요하며, 기여가능국가로서 우리나라도 기후재원 조성을 위한 가교 역할과 더불어 GCF 사무국 유치국가로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임종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산업연구과 박사는 “산림분야는 산림부문의 탄소계정방법, 개도국의 산림전용 억제 및 산림황폐화 방지(REDD+) 등이 주요한 쟁점사항”이라고 설명하며 “특히 REDD+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협상 이후 관련 조항에 명시돼야한다”고 말했다.

발제에 이어진 토론에서 신동학 산업통상자원부 기후변화산업환경과장은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강조하던 중국도 기후변화로 인한 위협이 증가하면서 최근 입장을 선회했다”며 “중국은 2030년을 피크이어로 발표하며 강력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국제사회가 점차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국내의 상황을 감안해 전 지구적 이슈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COP21에서 이어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는 EU에 비해 제조업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산업계의 입장에서 37%의 INDCs는 도전적인 목표이자 과제다. 때문에 COP21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한 수준으로 정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계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녹색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일관된 정책을 마련해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국장은 “기후변화의 위협으로부터 대응하기 위해서는 향후 10~15년이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주요 선진국들이 제출한 INDCs는 역사적 책임과 역량에 비추어 봤을 때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파리 총회에서 2℃를 넘기지 않도록 INDCs를 잘 설정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메커니즘 설정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찬수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지금까지 국내 언론은 COP가 열리는 전·후로만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가 사라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번에 제출한 INDCs에 대해서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위협’이 아닌 ‘기회’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가 준비됐을 경우에만 해당한다”며 “지난 정부의 녹색성장, 이번 정부의 창조경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도 과제”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성호 외교부 기후변화환경외교국장은 “기후변화는 이제 환경, 경제의 영역을 넘어서 인권, 안보의 문제가 되고 있다”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중동정세 불안정의 근저요인으로 동 지역에서 수년간 지속됐던 극심한 가뭄이 지목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가교역할을 함과 동시에 국내에 위치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및 녹색기후기금(GCF)을 활용해 개도국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