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대한민국, 기후변화 속도도 빠르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8℃ 상승했다. 지구 평균인 0.75℃을 앞섰다. 얼마 남지 않은 2050년, 한반도 아열대화가 예상되고 있어 정책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기상청이 발간한 미래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한반도는 격정적 기후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단적으로 여름이 길어진다. 2010년 4개월 지속되던 여름이 2050년에는 4.7개월까지 늘어난다. 반면 겨울은 3.4개월에서 2.5개월로 줄어든다.
현저한 강수량 증가도 우려된다. 2050년 예상되는 연강수량은 1,460mm다. 현재보다 15.6% 늘어난 수치다. 집중호우 일수도 증가한다. 연간 평균 2.7일을 기록하던 호우일수는 2050년 4.5일까지 늘어난다. 경기북부와 남·동해안은 집중 호우일수가 2배 이상 증가한다. 반면 전라도와 경상도 내륙은 상대적으로 가뭄이 심화된다.
극한기상과 위험기상의 빈번한 발생도 예상된다. 현재보다 4~5℃ 높아진 해수면 온도로 초대형 태풍의 내습 가능성이 높아져 피해규모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과 열대야 등 고온 현상은 현재의 6배까지 증가한다.
기상청 기후예측과 정준석 과정은 “지역별로 기후변화 추이와 전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기후변화 적응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며 “취약성 평가를 반영한 기후 적응형 국토이용계획 수립과 도시 관리 체계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 원자력 안전기술원에 따르면 현 상황에서 1m 해수면이 상승 또는 2m 높이의 해일만 발생해도 해안 저지대와 항구 등이 범람된다. 강도가 세지는 집중호우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우면산 산사태와 같은 일도 빈번해 진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바다생태계도 국민 먹거리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대책은 미흡하다. 해수온도가 상승하면 현재 양식·어업 지도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해파리 등의 유해 생물 증가에 따른 어업피해도 대비해야 한다. 아열대화로 수산생물에게서 발생될 수 있는 감염성 질병대책 및 해양 산성화 대응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기후변화 진행에 따른 국민 건강도 위험하다. 여름철 고온 다습한 기온이 장기간 지속되면 말라리아, 뎅기열 등 아열대성 질병이 증가하고 알레르기 환자도 급증한다. 국립기상연구소는 기온 1℃ 상승시 말라리아는 3.4%, 쯔쯔가무시증은 5.9% 증가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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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