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 시원한 우유 한 잔과 쿠키는 좋은 간식으로 찰떡궁합이다. 그러나 한 컵 가득 따른 우유는 의외로 다 마시기가 힘이 든다. 남은 우유는 보통 하수구로 버리기 일쑤. 이렇게 무심코 버린 우유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딘버러대 지구과학부 데이브 레이 박사팀은 1년 동안 영국에서 버려지는 우유 36만t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10만t이 방출된다고 ‘네이처 기후변화’를 통해 밝혔다. 이는 자동차 2만대가 1년 동안 방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 양이다.
문제는 우유 생산을 위해 소를 사육하는 과정에서 아산화질소(N₂O)도 발생한다는 점이다.
온실가스 중 하나인 아산화질소는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더 크다. 이산화탄소 1kg이 미치는 지구온난화 효과를 1로 봤을 때, 아산화질소의 지구온난화지수는 289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연간 영국에서 소비하는 우유 1300만t 중 3%인 36만t이 낭비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아산화질소로 환산하면 250kg, 이산화탄소로는 10만t이다.
데이브 레이 박사는 “조금만 관심을 쏟으면 무심코 버리는 우유 양의 99%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낭비를 줄이면 궁극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또 연간 80만t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는 감자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감자 농사에 필요한 질소 비료 때문에 연간 300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돼지고기도 마찬가지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간 10만t 정도 소비되는 돼지고기를 필요한 만큼만 먹고, 남기지 않으면 연간 600kg의 아산화질소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OECD와 유엔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예상 육류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현재 55만kg이 방출되는 아산화질소 양이 2020년에는 66만kg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다른 선진국들이 육류를 적게 소비하는 일본 수준으로 소비량을 줄인다면 2020년 아산화질소 발생량은 53만kg으로 감소한다.
연구팀은 “질소 비료의 질을 개선하거나 음식물 소비량을 줄여 지구온난화 효과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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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