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산 정상.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나무가 있다. 눈잣나무, 눈향나무, 눈측백나무 등의 고산 수종(高山 樹種)이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현재 설악산 등 높은 산에서 자라는 희귀 나무들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멸종 위험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낮은 산 정상 부분에 적응한 이 나무들은 주변 온도가 오르면서 견디지 못하고 쉽게 말라죽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과 홍경낙 박사는 “설악산 등 우리나라 1500m 이상의 높은 산악지대에 자라는 눈잣나무, 눈향나무, 눈측백나무 등은 개체수가 적고 분포 면적이 좁아서 유전다양성이 매우 낮다”며 “앞으로 그 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측돼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산림과학원은 고산 수종의 위기에 대응해 연차별 계획에 따라 강원도 일원에 고산수종 보존원을 조성, 눈향나무 등을 기르고 있다. 또 눈잣나무와 눈측백나무 등의 종자를 채취해 첨단 저온 저장시설이 갖춰진 ‘종자 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한편 산림과학원은 북부지방산림청과 공동으로 22일 강원도 홍천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청, 멸종 위기에 처한 고산 유전자원의 효과적 보존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기후변화 대응 산림유전자원 보존 국제심포지엄’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 6개국의 전문가가 참석한다.
각국의 전문가들은 고산 희귀 수종 관련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고하고 자국의 유전자원보존전략에 대해 발표, 토론하게 된다.
또 참가자들은 국내 최고 생물자원의 보고로 주목받는 점봉산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방문, 관리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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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