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온난화로 해수온도 상승 등 해양생태 환경이 변해 서해 어족 자원이 대거 교체되고 있다. 서해의 대표 어종인 꽃게의 크기가 작아지고, 바지락은 폐사 횟수가 급증하고 있다. 남해에 많던 멸치·오징어·참돔 등 난류성 어종이 크게 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서해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14.65도로 지난 1968년보다 1.24도 상승한 반면 수심 50m 저층 수온은 9.77도로 같은 기간보다 0.4도 낮아졌다.
수온 변화는 서해에서 잡히는 어종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물이 따뜻해져 남해에서 잡히던 멸치, 참돔 등 난류성·온대성 어종의 어획량이 크게 늘었다. 멸치는 1990년 2500t에서 지난해는 2만7300t으로 11배가 늘었고, 참돔도 8t에서 336t으로 42배나 증가했다.
충남도가 지난해와 1996년 10년간 어획량을 비교한 자료에도 1996년 당시 어획량 상위 7개 어종 가운데 굴과 멸치를 제외한 5개 어종(뱅어, 바지락, 밴댕이, 낙지, 꽃새우)은 거의 잡히지 않거나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특히 조기는 10년 전 356t에서 35t으로 10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고, 어획량 2위를 기록하던 뱅어(5066t)와 강달이(321t), 민어(2t)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바다 생태계의 급변은 어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서해 앞바다의 대표적 어종인 꽃게는 어획량은 늘고 있지만 크기는 20년 전과 비교해 암컷은 평균 14.6㎝에서 12.1㎝로, 수컷은 평균 13.6㎝에서 12.3㎝로 작아졌다.
꽃게의 크기 감소는 개체가 늘면서 먹이 경쟁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상 저온 현상으로 바다 밑 수온이 낮아진 것도 원인이다. 꽃게는 일정 온도 이상에서 허물을 벗고 성장하는데 저수온으로 인해 허물을 벗는 탈피시기가 늦춰져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
최근 들어 한파와 무더위 등 기후 이상 현상은 연안 양식 생물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다. 겨울에는 한파로 바지락, 전복의 대량 폐사가 자주 발생하고 여름에는 우럭의 폐사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서해 바지락은 양식장에 바닷가재 일종인 ‘쏙’이 급증해 피해규모가 커지고 있다. 2010년부터 바지락양식장에 번식을 시작한 쏙으로 인해 생산량은 3000t가량 감소했다. 여기에 중국 산샤댐의 대형 방류 등으로 염분 농도가 낮아지는 저염화 현상이 발생해 생태계 교란도 나타나고 있다.
강영실 서해수산연구소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서해의 해양환경과 수산자원을 지속적으로 보전하고 관리하기 위해 해양 생태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서해 특산 양식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