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 기후변화 > 독일, 녹지·수변시설 통해 기후변화 적극 대응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가 인용한 김정곤 한국토지주택연구원의 ‘독일의 기후변화대응 사례와 시사점’에 따르면 독일의 기후변화 적응은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다. 관련 정책들은 신재생에너지와 교통 분야 외에도 사회 기반시설, 주택건설, 자연보호 등 다양하다.

도시 설계부터 기후변화 염두

독일의 기후변화 적응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 중 하나는 토지이용 계획이다. 인구와 건축의 밀도는 도시나 단지의 배치에 따라 결정된다. 인구와 건축 밀도는 교통량 발생의 원인이라는 점에서 토지이용계획 때 반드시 고려되야 한다.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교통체계 역시 건축 밀도, 도달거리 등을 토대로 치밀하게 계획해 만들어진다.

그 중에서도 독일의 공간계획은 폭우와 폭염, 가뭄, 폭풍을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계획된다. 프라이부르크(Friburg) 서쪽의 리젤펠트(Rieselfeld)라는 도시가 대표적 사례다. 1980년대에 320ha 중 70ha가 개발됐고 나머지는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이 도시가 기후변화 대응으로 유명세를 탄 이유는 단순히 주택공급을 위한 계획도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리젤펠트에는 기후변화 취약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실제로 적용됐다.

풍부한 녹지·철저한 수변시설, 폭우·폭염·가뭄 대응에 유리

주변이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리젤펠트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녹지와 잘 연계돼 있다. 풍부한 녹지와 수변시설은 홍수와 가뭄, 강풍 등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를 줄이는 일등공신이다.

리젤펠트에는 물순환 계획 중 하나로 모든 건축 및 단지에 빗물침투·이용시설이 마련돼 있다. 곳곳에 자리 잡은 생태연못은 하천과 연결돼 폭우 시 빗물이 외부 하천으로 빠져나가도록 돕는다. 녹지와 생태하천, 빗물침투·이용시설 등이 잘 연결돼 홍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발 단계부터 고려하는 것이다. 비가 많이 내리면 서울 강남역 일대가 물바다가 되는 우리나라와는 비교되는 점이다.

녹지와 수변공간은 폭염 대응에도 유리하다. 도시 중심부의 녹지광장은 차고 신선한 공기를 생성하고, 바람 통로 역할을 한다. 건축물 지붕과 벽면에 조성된 녹지는 건물 냉각효과가 뛰어나 도시의 열섬현상을 막고 에너지 저감 효과에도 좋다.

생태하천과 건축물마다 설치된 빗물이용시설 등은 가뭄을 사전에 차단한다. 빗물이용시설이나 수로를 통해 소실되지 않고 저장된 물은 수목에 충분히 공급하는 등 필요할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도시 외곽의 풍부한 녹지는 폭풍 등으로 인한 강풍 차단 기능도 한다.

이유경 기자 leeyou@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