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30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올 여름에는 기존의 최소 면적 기록을 경신했다.
빙하가 녹아내리자 석유업체들이 북극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북극에는 석유 매장량이 상당하기 때문. 그동안 두꺼운 얼음 탓에 접근이 불가능했지만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북극에서의 석유 시추에 반대하며 적극 행동에 나서고 있다.
북극 빙하, 30년 만에 절반 수준…“예상보다 녹는 속도 더 빨라”
지난달 24일 미 항공우주국(NASA)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북극해의 빙하면적이 421만㎢ 라고 발표했다. 평균적으로 북극해 빙하 면적이 가장 적은 달인 9월에는 400만㎢도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관측된 최소 북극해 빙하 면적은 2007년 7월 측정된 425만㎢이다. JAXA는 해빙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북극권 기온 상승을 꼽았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빙하 두께가 얇아지다가 녹았다는 것.
NASA에 따르면 현재 북극해 빙하 면적은 1980년대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30년 만에 절반 가까이 소실됐다. 미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는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5년 전 예상보다 빠르게 녹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대학은 2004년부터 2012년 사이에만 북극해 해빙 두께가 겨울철에는 18%, 여름철에는 46% 줄었다고 밝혔다.
“석유기업, 북극으로 몰려갈 것”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북극해 지역의 천연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전세계가 북극해로 몰려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최근 “북극에 잠재된 부는 탐사 재원을 가진 석유기업을 강하게 유혹하는 미끼”라고 보도했다.
FT가 인용한 미국지질연구소(USGS)의 2008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북극권안의 지역에는 900억bbl(배럴)의 석유와 1669조cu ft(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계 미발굴 매장량 추정치의 각각 13%와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FT는 “매장 지역의 빙하가 녹으면서 자원이 노출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로 이들 연료를 뽑아내는 일이 더욱 쉬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필립 휘테이커는 “석유회사에게는 북극해가 새로운 사업 기회”라고 평가했다.
컨설팅 기업 우드맥킨지의 앤드류 래텀도 “북극해에서의 석유프로젝트는 배럴당 100달러 훨씬 미만의 수준에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배럴당 115달러인 유가수준에서 북해 원유가 성공할 가능성은 많다”고 전망했다.
그린피스, “환경 파괴 우려…석유 시추 중지해야”
석유업체들이 북극의 원유를 두고 입맛을 다시자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나섰다. 이들은 북극에서 원유 개발 경쟁이 벌어지면 환경 파괴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두꺼운 얼음 때문에 접근이 불가능했던 북극도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리자 석유업체들이 발을 들였다. 기존의 원유가 점차 고갈되자 연근해 등 새로운 지역에서 이미 일부 기업들이 석유 시추작업을 진행중이다.
AP통신은 그린피스가 북극에서의 석유탐사 작업을 저지하는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달 24일에는 그린피스 회원 6명이 석유 탐사작업을 하던 러시아의 시추선에 올라탄 후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다 쫓겨나기도 했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북극에서 석유시추를 막기 위한 서명에 160만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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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