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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기후변화 적응 대책의 효율적인 추진 방향과 그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환경부와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는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 호텔에서 ‘제2차 기후변화 적응 오피니언 리더 워크숍’을 지난 31일 개최했다. 환경부 및 국회 관계자, 시민단체 전문가, 언론인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상청이 최근 내놓은 새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분야별 대책에 대한 추진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번 워크숍에서 논의한 기후변화 적응 정책은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의거한 ‘국가기후변화적응대책’이다. 국가기후변화적응대책은 보건복지부, 농림수산식품부, 산림청,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등 16개 부처가 건강, 재난·재해, 농업, 해양·수산업 등 10개 분야에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해 만든 기본계획으로 5년 단위의 연동계획이다.

 

정부는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2010년 이 대책을 마련하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배출권거래제와 같은 저감제도 도입 ▶전기자동차 보급, 천연가스·수소연료 전지차 등 저공해차 수송분야 보급 확대 ▶친환경 녹색건물 확대, 탄소포인트제, 그린카드제 등 가정·상업부문의 자율저감 노력 등을 편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먼저 환경부 기후변화협력과 서흥원 과장은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국가기후변화적응대책 중 보완하거나 수정한 사항을 소개했다.

 

서 과장은 “기상청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초기 대책을 수립했지만 대책 사이의 우선순위가 분명하지 않았고, 취약한 부분이나 기후변화 대책과 관련이 없는 것도 있었다”며 보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보완·강화된 내용에는 ▶관계부처 공동의 적응시스템 구축 ▶중앙·지방, 민간, 국제 대응체제 구축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과성 제고 등이 포함돼 있다.

 

지방으로의 대응정책 확대에는 지자체에 대해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영향분석 및 취약성을 평가하고, 전문가 컨설팅을 제공해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2013년 기초 지자체 시범사업으로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성 제고 방안은 취약지역·계층 관리 강화도 포함됐다.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한 영향분석 및 지역, 계층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예방을 우선으로 하는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서 과장은 “폭염과 한파를 피하기 위한 쉼터 제공이나 시설개선, 응급구제정책 등을 우선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공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혹한이나 폭염, 홍수 때문에 기업들도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사전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이외에도 국제 사회와의 공조체제를 강화해 기후변화 적응 선진국과 비교, 검증하겠다는 보완책을 내놨다.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의 권영한 센터장은 그동안의 추진 성과와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2008년 설립된 센터는 ▶기후변화 적응 정보 확산 및 홍보 ▶적응 정책 지원 ▶기후변화 적응 네트워크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삼아왔다.

 

센터의 주요 성과로는 국가기후변화적응정책 수립과 홍보, 수정·보완 및 지자체들의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 수립 지원 등이 꼽힌다.

 

국제 기후변화 적응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정부간 기후변화협의회(IPCC) 등 국제 관련 회의에 정부 대표단으로 참석하는 등 적응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센터 설립 이래로 총 63건의 연구가 수행 완료됐거나 수행 중인 점도 눈에 띄는 성과다. 적응에 관한 연구 건수는 2007년 3건, 2008년 4건이었던 것이 2009년 6건에서 2010년 20건, 2011년 21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권 센터장은 “앞으로 중장기 발전계획을 통해 정책과 연구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의 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연구의 전문성을 키우고 정책 이행·확산 등 센터 본연의 업무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민간 부문의 적응 정책 발굴 및 파트너쉽을 강화하고 국민들에게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켜 정보 확산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국내외 유관기관과 협력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연구 및 정책 주도 ▶정부와 민간, 학계, 시민사회 등과의 네트워크 활성화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한 파트너쉽 확대 등도 포함된다.

 

 

환경부와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의 수정·보완책에 대한 발표에 이어 참가자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민간부분의 역할과 기후변화 대책에 대한 대 국민 홍보가 아직까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녹색성장위원회 기후변화대응국 이시혜 과장은 “센터가 중심축을 잘 잡은 것은 눈에 띄는 성과”라며 “국제 포럼 등을 적극 개최해 네트워크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수요와 공급, 즉 산업계를 이끄는 민간부분에서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고 중요한데 민간에서 이를 인지하고 대처하는 것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센터가 민간부분의 역할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환경노동팀 최준영 입법조사관은 “환경부나 센터가 내놓은 정책들은 각 부처들이 잘 따져서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부처가 내놓은 대책이 다른 부처의 현실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환경운동연합의 김보삼 국장은 “(수동적인)기후변화 적응 대책보다는 에너지 저감, 온실가스 감축 등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국장은 “에너지 저감 정책을 빼놓고 기후변화 문제를 논할 수 없다”며 적응 정책을 비판했다.

 

언론인 자격으로 참석한 동아일보 조용우 기자는 “기초자치단체 등 시·군·구 단위는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다”며 “현재 발행하고 있는 뉴스레터도 좋지만 SNS 등을 이용한 홍보 수단을 늘렸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유경 기자 leeyou@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