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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세계 곳곳에서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이 속출한 가운데 민간 기후관련 단체인 기후변화센터(이사장 이장무)가 ‘그린란드 빙하 급격한 해빙’ 등 2012년 ‘기후변화 관련 10대 뉴스’를 최근 선정·발표했다. 이중 5개가 우리나라 뉴스 중에서 뽑혀 관심을 끈다.
◆그린란드 빙하 급격한 해빙
1순위로 꼽힌 소식은 그린란드 빙하의 급격한 해빙이다. 대륙빙하로 덮인 그린란드 지역 중 97%가 녹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항공우주국이 위성 3대로 관측한 결과 북극 그린란드 대륙빙하 표면이 위성관측 30년 만에 가장 넓은 지역에서 녹아내리고 있다. 불과 4일 만에 빙하가 녹는 지역이 40%에서 97%로 늘어나 NASA는 처음으로 데이터 오류로 생각했을 만큼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리즈대학과 미 항공우주국 연구팀은 이로 인해 전 세계 해수면이 평균 1.11㎝상승했고, 지난 20년간 4조 2600억t의 빙하가 유실됐다고 발표했다.
◆한국 104년 만에 최대 가뭄
두 번째는 한국이 104년 만에 최대 가뭄을 겪었다는 뉴스가 선정됐다. 지난 5월과 6월 서울 지역 강수량이 평년의 6.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8년 이후 104년 만에 가장 적었다. 한반도에 두 달 가까이 고온과 가뭄이 이어진 것은 중앙아시아 지역을 덮고 있던 눈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4월 하순부터 녹아 태양열이 지표면에 그대로 흡수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기 충남·전남북 지역의 가뭄 면적이 3600ha에 이르렀으며 전국 저수지 285곳이 바닥을 보였다.
◆한국, 기상이변으로 농축산물 가격 치솟아
세 번째 뉴스도 국내 소식이 차지했다. 2012년 초에 찾아온 한파와 5월부터 시작된 가뭄 등 기상이변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배추와 양배추 1포기 값은 작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뛰었고 사과는 30%, 고구마와 감자는 각각 25%와 22% 가격이 상승했다.
축산물 가격도 기상이변 여파로 오름세를 보였다.
◆허리케인 ‘샌디’ 미국 강타
네 번째는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을 강타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10월 말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카리브해 국가와 미국 동북부를 할퀴고 가 최소 121명의 사망자와 약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샌디는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대통령 선거 판도까지 흔들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공화당에 악재로 부각되며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에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허리케인 샌디로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회원국의 행동을 촉구했다.
◆한국 배출권거래제 통과
다섯 번째는 한국 배출권거래제 통과 소식이다. 지난 11월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관련된 법률 시행령을 통과시켰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란 기업들이 배출권 매매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제도이다. 정부가 할당한 양보다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은 다른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고, 반대로 온실가스 할당량보다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초과한 배출량에 대한 배출권을 다른 업체로부터 사들여 감축 의무를 달성해야 한다.
정부는 시행 초기인 1차 계획기간(2015~2017년)에는 산업계의 제도 적응과 부담 완화를 위해 무상할당 비율을 100%로 설정하기로 했고, 이후 2차(2018~2020년), 3차(2021~2025년) 기간의 무상할당 비율을 각각 97%, 90%로 줄여 점진적으로 유상할당 비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산업계는 배출권 거래제가 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반발하며 무상할당 기간을 2020년까지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에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
여섯 번째는 우리나라에 녹색기후기금 사무국(Green Climate Fund, GCF)이 지난 10월 송도에 유치된 것이다. GCF는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된 제1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결정에 의해 설립된 국제기구로 선진국이 출연해 조성한 기금을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회원국들은 기금출연을 점차적으로 늘려 2020년부터 매년 1000억 달러(약 110조원)를 걷기로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지만 실제로 얼마를 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생각이 다르고 기금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셰일가스 붐
일곱 번째는 전 세계에 셰일가스 붐이 일어난 것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셰일 가스(shale gas) 붐이 주요 산업의 판도를 뒤바꾸기 시작했다. 셰일 가스는 지하에 퇴적된 셰일(혈암)층에 저장된 메탄가스이다. 최근 물과 모래, 화학약품의 혼합액을 고압으로 분사하는 수압파쇄법과 수평으로 가스를 뽑는 채굴 기술도 개발됐다.
셰일 가스 돌풍은 아직 미국에만 머물고 있지만 LNG선 발주가 급증하는 등 셰일 가스가 세계 에너지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날이 멀지 않았다. 이미 전 세계 화학기업들은 셰일 가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고 유럽 화학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국에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교토의정서 효력 2020년까지 연장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당사국들의 현격한 견해차 때문에 교토의정서를 2013~2020년까지 8년간 연장하는 선에서 끝났다. 그러나 온실가스를 주로 배출하는 ‘빅4’(미국·중국·일본·러시아)가 총회에 불참키로 하면서 사실상 빈껍데기로 전락했다.
◆한국인, 기후변화 위기의식 저조
기후변화센터가 지난해 2월, 일반인 700여 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3.4%가 기후변화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심각하게 인식하거나,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45.9%의 응답자는 기후변화에 무관심하거나 자신과는 상관이 없거나,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신재생에너지 최대 투자시장으로 도약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시아 지역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이 전 세계 40%인 429억 달러를 기록해 유럽(359억달러)과 미주(252억달러)를 제치고, 신재생에너지 최대 투자시장으로 떠올랐다. 유럽 재정위기가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데 앞으로도 유럽은 투자 위축이 예상되는 반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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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