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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억년 전 지구의 기온은 지금보다 조금 선선했고 온실가스 농도 등 대기 밀도는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BBC뉴스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연구센터 과학자들은 “1980년대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빗방울 화석’의 형태를 분석한 결과 27억년 전 지구의 대기 밀도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지구과학연맹(AGU) 회의에서 발표했다.
‘빗방울 화석’은 화산재 더미에 빗방울들로 인해 작은 홈이 파이고, 그 위에 다시 재가 덮여 바위로 굳어졌다가 윗부분이 침식되면서 형성된 것이다.
에임스 연구센터 과학자들은 화산재 더미에 떨어진 빗방물 자국의 크기로 비가 땅에 떨어진 속도를 계산하는 ‘고대기압측정법’과 25m 높이에서 화산재 위에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실험 결과를 비교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회의에서 콜로라도 주립대(UCB) 연구진들은 3차원 기후 시뮬레이션을 통한 연구 결과 “시생대(40억~25억년 전) 지구 기온이 마지막 빙하기 정도로 지금보다 약간 낮았으며, 바닷물은 더 따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시생대 당시 태양빛이 오늘날에 비해 70%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지구가 얼음덩어리가 되지 않은 이유를 밝히기 위해 이같은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UCB 연구진은 “연구 결과 액체 상태의 물을 유지하기 위해 어린 행성이 반드시 따뜻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런 연구들은 지금까지 고(古)기후학자들을 괴롭혔던 ‘흐릿한 어린 태양의 역설’을 뒷받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흐릿한 어린 태양의 역설’에 따르면 27억년 전 지구는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자전했고, 달은 지금보다 더 가까웠으며 태양빛은 매우 약했다. 또 대기 중에는 지금처럼 많은 질소가 있었지만 산소는 없었기 때문에 동·식물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바다에는 원시 미생물로 가득 차 있었고, 이들 미생물은 현대 미생물의 조상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지구 온도에 도달하기까지 온실가스가 여러 배 증가했을 것”이라고 추정해 왔다.
그러나 UCB 연구진은 이번 발표에서 “시뮬레이션 결과 초기 지구의 기온은 오늘날과 비슷했거나 약간 낮았을 것”이라면서 “지난 40여년간 학계가 ‘흐릿한 어린 태양의 역설’을 필요 이상으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해양 퇴적물 코어 분석 결과 바닷물 온도가 77℃까지 올라갔을 것이란 과거 학자들의 주장이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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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