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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인해 2080년 남한에 서식하는 나비 30종(전체의 약 18%)이 멸종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기상청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GIS공간분석 기법을 적용, 남한에 서식하는 나비 158종의 분포변화를 예측한 결과, 높은산세줄나비·큰주홍부전나비·대왕팔랑나비 등 30종은 2080년 멸종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발표했다.

 

 

이 중 높은산세줄나비는 온난화로 여름철 평균기온이 꾸준히 상승하는 것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아, 2080년에는 남한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중부 이북지방에서 주로 확인되는 큰주홍부전나비는 일교차 변동의 영향으로 2050년부터 서서히 감소해 2080년이면 멸종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교차는 2030년까지 점점 커지다가 2050년부터 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단은 기후변화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난 나비류 34종에 대해 장기모니터링을 실시, 기후변화가 이들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분석할 계획이다.

 

한편, 기후변화로 인해 개엽시기(식물의 잎이 피는 시기)도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이 지난 2년간 조사한 결과, 남부지역에 위치한 월출산국립공원에서는 지난해 신갈나무의 첫 개엽시기가 2011년에 비해 4일 앞당겨졌다. 중부권에 위치한 덕유산에서도 6일 빨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개엽시기가 앞당겨진 것은 기온·강수량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공단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조사지역의 지난해 4~5월 월평균 기온은 2011년 같은 기간보다 0.7~1.5℃ 높았다. 지난해 4월 강수량은 2011년보다 39.5~59.1mm 많았다.

 

권혁균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한반도에 널리 분포하는 생물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분명히 알 수 있게 해 준다”며 “앞으로 장기적으로 축적되는 객관적 자료와 과학적인 예측을 바탕으로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온실가스·에어로졸 변화 등 인위적 원인을 반영해 계산한 미래 기후(기온·강수·습도·바람 등) 예측 정보다. 기상청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에 참여해 우리나라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개발, 제공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의한 멸종위험 나비류(30종)
대왕팔랑나비, 수풀알락팔랑나비, 청띠제비나비, 북방기생나비, 산푸른부전나비, 회령푸른부전나비, 큰점박이푸른부전나비, 선녀부전나비, 금강산귤빛부전나비, 큰녹색부전나비, 깊은산녹색부전나비, 넓은띠녹색부전나비, 암붉은점녹색부전나비, 북방녹색부전나비, 민꼬리까마귀부전나비, 벚나무까마귀부전나비, 참까마귀부전나비, 꼬마까마귀부전나비, 북방쇳빛부전나비, 왕그늘나비, 황알락그늘나비, 산네발나비, 여름어리표범나비, 담색어리표범나비, 큰표범나비, 산은줄표범나비, 풀표범나비, 참줄나비, 높은산세줄나비, 큰주홍부전나비

 

고서령 온케이웨더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