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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100년 뒤 한반도 전역에서 사계절 내내 잎이 푸른 난대 상록성 식물이 자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미래 z`기후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주요 난대 상록성 작물 3종(후박나무·참식나무·밥풀고사리)에 대한 미래 분포 예측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기후변화 현상이 계속될 경우 100년 뒤에는 난대 상록성 작물이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 분포될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와 온대의 중간지대에 자라는 ‘난대 상록성 식물’은 사계절 내내 잎이 푸른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부지역에 자란다.

 

이번 연구 결과 후박나무·참식나무·밥풀고사리의 잠재 생육지는 2050년께 이미 휴전선을 넘어 황해도 이북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또 2100년쯤엔 해안가를 따라 더 북상해 중국 국경지대에까지 분포할 것으로 예측됐다. 후박나무·참식나무·밥풀고사리는 우리나라의 주요 난대성 식물이자 국가 기후변화 생물 지표다.
 
또 현재 경주·대구·나주 등 한반도 내륙지역까지 분포하는 송악·마삭줄·사스레피나무 등 난대 상록성 작물의 경우 100년 후 잠재 생육지가 북한지역 대부분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온난화가 지속되면 100년 뒤 한반도 전역에서 난대 식물을 볼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생물자원관은 세기 말 이들 난대성 식물의 생육지가 한반도 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하면서 기존에 자라던 온대 식물들과 심각한 서식지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원관 관계자는 “경쟁력이 부족한 식물 종은 온난화에 적응해 북상하지 못한 채 난대 식물과의 ‘서식지 쟁탈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장기적인 미래예측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의 선정·평가에 대한 기준 제시 ▶향후 기후변화에 대응한 자연보전자원 관리정책 ▶취약 생물자원의 보전대책 수립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 연구 결과의 일부는 국제 식물연구 SCI 학술지인 ‘Journal of Forest Research’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생물자원관은 2011년부터 기후변화가 한반도 생물종 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평가하기 위해 ‘종분포모델(SDMs·Species Distribution Models)’을 이용한 분포예측·감시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일본의 생물다양성 연구기관인 일본 산림총합연구소와 분석대상종의 분포, 생육환경, 기후요소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기술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생물자원관이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난대성 식물의 생육정보만을 토대로 세기말 서식지를 예측한 결과, 2100년에는 이들 식물이 북한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자랄 것이라는 기이한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는 난대성 식물이 제주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만 자라는 탓에 서식조건 전체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원관 관계자는 “일정 지역의 분포정보로만 분석하면 예측결과가 과소 또는 과대평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주변국과의 분포정보 공유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생물자원관은 지구온난화와 빈번한 극한기후현상으로 인한 한반도 생물자원의 기후변화 적응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 기후변화 적응정책 마련이 시급한 생물자원을 중심으로 향후 일본 산림총합연구소와 정보 공유 및 연구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상청의 국가표준기후변화시나리오를 활용해 추가 비교분석도 수행할 계획이다.

 

미래 잠재 생육지에 대한 연구는 기후변화 적응 방안 마련, 지역 생물자원의 경제적 가치창출을 위한 계획수립 등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자원관 측은 보고 있다.

 

고서령 온케이웨더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