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사람들 > [인터뷰] “수송용 대체에너지 CNG로 ‘에너지 안보’ 힘쓸 때”

천연가스(CNG)를 연료로 하는 천연가스자동차는 1930년대에 처음 제작됐다. 1970년대 이후 에너지 절약수단으로 보급됐고,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대기오염을 예방하는 수단으로 보급되고 있다. 한국에서 2000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천연가스버스는 CNG를 연료로 쓰기 때문에 CNG버스라고도 불리며, 세계 상당수의 대도시도 CNG버스를 확대 보급하고 있다.

이렇듯 수송용 대체에너지의 필요성이 점점 커져가면서, 국내와 해외를 넘나들며 CNG 자동차로의 구조변경을 겨냥한 부품의 개발·제조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비에프시스템 박대식 대표이사(42)를 만나 보다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지난 2006년 설립된 ㈜비에프시스템은 CNG 자동차로 구조변경하기 위한 LPG-CNG바이퓨얼 인젝션 시스템, 듀얼 퓨얼 시스템, LPG-CNG겸용키트 등 다양한 부품을 직접 개발, 유럽인증 등을 취득해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0만 달러의 수출탑도 수상했다.

박 대표는 먼저 천연가스의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보통 시내버스들에 써져 있는 NGV가 천연가스다. Natural Gas의 약자로 버스에 있는 V까지 합치면 ‘Natural Gas Vehicle’을 줄인 말”이라며 “CNG는 압축천연가스, LNG는 액화천연가스며 이 둘은 메탄을 주성분으로 하는 일종의 일란성 쌍둥이와 같다. 비교적 우리가 많이 들어본 LPG는 석유가스를 액화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LNG는 절대온도인 -162℃에서 냉각해 액화시킨다. 운반을 용이하게 하기위해 압축을 하기 때문에 수송 및 저장이 쉬우며 산업용·발전용 연료, 가정용 도시가스로 사용된다”며 “역시 LNG와 마찬가지로 메탄을 주성분으로 하는 CNG는 200기압 이상의 고압으로 압축한다. 운반해 온 LNG를 상온에서 기화시킨 후 압축하면 CNG가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부피가 늘어나 3배가 되며 주로 차량용 연료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LNG는 천연가스의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버스·자동차에서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초저온 탱크가 필요하다. 그러나 탱크는 소형화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반면 CNG를 연료료 사용하면 냉각·단열 장치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LNG에 비해 경제적이기 때문에 시내버스에 이용되고 있다.

한편, LPG는 석유계 탄화수소의 일종으로 원유 채굴이나 정제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 가스를 액화 한 것이다. 상온에서 약간의 압력만 가하면 액화돼 부피가 줄어들어 간편하게 압력용기에 담아 운반이 가능하다. 충전·운송·보관이 편리해 가정용·취사용 연료, 자동차 연료로 쓰인다. 하지만 LPG가 누설되면 부피가 270배로 늘어나 공기보다 무거워 밀폐공간에서 폭발위험이 크다.

지난해 ㈜비에프시스템은 대구광역시 LPG-CNG겸용택시 개조사업자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진행된 첫 사업자였다. 약 800대의 택시를 개조하면서 경제적 효과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CNG를 활성화하기 위한 투자의 개념이라고 생각하며 일을 진행했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장애인·렌트카·택시·일부 국가지정 LPG 전용 차량을 제외하고 일반인은 LPG 연료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반면 CNG는 사용제한 관련법이 없어 정책적으로 묶여 있지 않다. 게다가 연료비도 휘발유의 30% 정도라서 경제적”이라며 “LPG에 대한 제도가 바뀐다면 이들의 겸용 개조사업 등이 더욱 활발해져 구조적으로도 일자리 창출 등 좋은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택시는 제도적으로 LPG 차량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LPG 충전소의 한정된 주수요처다. 이러한 국내 특수 에너지 정책 때문에 CNG 보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대구 택시 개조사업 당시 LPG충전소, 관련업계, 학계, 시민 단체 등에서 부정적 의견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개조사업이 지연되기도 했었다. CNG에 대한 인식이 아직 보편화 되지 않아 ‘폭발 위험이 클 것이다’라는 안전성 문제가 대두됐었고 그 외에 연비, 출력 등에 관한 문제제기도 많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지만 그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한 CNG 실무교육, 고속주행을 많이 하는 일부 택시 기사들의 출력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출력 증폭기를 개발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다”며 “지난 2010년 행당동 천연가스 시내버스가 폭발한 사건 때문에 일반인들의 인식이 CNG가 폭파 위험이 큰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연소점이나 발화점 등을 LPG와 비교해보면 안전한 연료다. 그 폭파사건은 버스 내부에 장착된 CNG를 담는 용기를 10년 가까이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 그 용기를 이어주는 파이프가 폭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CNG 활성화에 관한 해외 사례를 들면서 “이미 유럽에서는 휘발유나 경유차가 나오면 그 차를 휘발유-CNG 겸용으로 개조한다. 또한 휘발유-LPG 겸용으로 바꾸는 구조변경 시장은 월 2만대 이상이다. 하지만 국내는 월 300대 정도 규모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기술이나 인프라가 비교적 잘 돼있음에도 정책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란·우즈벡·베네수엘라 등 석유가 나는 나라들은 일반적으로 유전이 있는 땅 속에 천연가스가 있다. 예전에는 땅에서 나는 천연가스를 수출도 하고, 채산성이 맞지 않으면 공기 중에 태우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차량에 이용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며 “CNG 개조비용을 국가에서 100% 지원해 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이며 탄소배출이 적은 CNG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료 다변화는 예기치 않은 석유파동이 왔을 경우를 대비한 에너지 안보와도 직결된다. 또한 휘발유나 LPG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할 경우 결국 가격이 저렴한 CNG차가 대안일 수밖에 없다”며 “CNG차량의 보급 확대는 시대적인 흐름으로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측했다.

또한 그는 CNG차의 미래가 이해관계자, 정부의 에너지운영정책 등과 얽혀있지만 대체에너지의 필요성이란 측면에서 ‘선택’이란 추세를 역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는 전 세계가 향후 60년 간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천연가스는 앞으로 ‘확인된’ 가치만 70년”이라며 “상업적으로 확인 되지 않은 부분까지 합하면 120년까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처음 LPG가 나왔을 때만 해도 가격이 매우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충전소도 없고 불편해 보편화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택시를 비롯해 제도적으로 지정된 LPG차량이 생기면서 많은 인프라가 구축돼 자릴 잡았다. 이렇듯 택시도 CNG화 된다면 충전소 등 인프라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기반이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이상 수송용 에너지를 석유에만 의존하지 말고 대체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 안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