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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을 가리지 않고 세월호에 갇힌 실종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전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크다. 사고해역의 수온은 11℃ 안팎인데, 11℃ 수온에서도 3시간이 지나면 저체온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저체온증은 세포와 혈액순환, 신진대사 등의 기능을 방해하고 궁극적으로는 장기 손상을 일으켜 5시간 이상 지속되면 생존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압력도 생존의 걸림돌이다. 세월호가 처박힌 곳의 바다 깊이는 40m인데 수압은 10m 들어갈 때마다 1기압씩 높아진다. 사고 해역의 경우 조류가 굉장히 빠른 곳이다. 실제 조류의 세기를 측정하기 위한 실험결과, 키가 175cm에, 몸무게가 70kg이 넘는 성인이 사고 현장 물살의 절반 수준인 초속 1m에서도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었다. 또한 초속 1.5m에서는 5m를 나가는데도 20초 넘게 걸렸는데, 기울어진 배 안을 가정할 경우, 초속 0.5m 일 때나 초속 1.5m일 때 모두, 물살을 버티지 못하고 뒤로 밀려났다. 이처럼 구조현장의 물살은 초속 2m가 넘고 온몸으로 맞는 만큼 위력은 훨씬 더 크다. 이때 우리 몸에 가해지는 물살의 힘은 290kg이다. 수심 30m라면 수압까지 더해져 320kg 가량이 된다는 가정이다.
그렇다면, 바닷물은 왜 이렇게 움직이는 걸까? 조류란 바닷물의 이동 방향이 주기적으로 바뀌면서 밀물과 썰물이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달과 태양이 지구를 당기는 힘에 의해 조류가 생기는 것이다. 밀물이 되어 바닷물의 높이가 가장 높아졌을 때를 ‘만조’, 썰물이 되어 바닷물의 높이가 가장 낮아졌을 때를 ‘간조’라 하는데 이때의 높이 차를 가리켜 ‘간만의 차’ 또는 ‘조차’라고 한다. 간만의 차가 가장 큰 때를 ‘사리’, 간만의 차가 가장 작을 때는 ‘조금’으로 ‘소조기’라고도 한다. 작은 섬들이 많은 만의 형태로 되어있는 서해안은 만에서 생기는 진동에 물이 쌓이는 효과가 겹치면서 최대 10m 가량의 조차를 보이는데,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다행히도 오늘(25일·금)까지는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작은 ‘소조기(조금)’에 접어들어 조류가 가장 느려지고 수위도 최저 상태가 되면서 수색과 구조 작업이 한결 수월해지지만, 다시 내일(26일·토)부터는 유속이 빨라지는 ‘중조기’에 접어들고 비와 함께 바람이 강하게 불어 파고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벌써 열흘이 흘렀다. 실종자 수색소식에 기분이 금방 들뜨다가도 수색의 어려움이나 차질이 전해지는 현장 소식을 접하게 되면 기분이 금세 가라앉기도 한다. 간절하고 애타는 마음 탓도 있겠지만 기분의 변동 폭을 크게 만드는 봄철 날씨 탓도 한몫을 한다. 봄은 태양의 고도가 높아져 낮의 길이가 점차 길어지고 햇살은 더욱 강해져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는데 사람의 감정은 기온이 내려갈 때보다 올라갈 때 더욱 극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오늘도 간절함이 묻어나는 하루가 될 것 같다. 기적 같은 하루를 기대하며 날씨에 따라 요동치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희망찬 소식을 기다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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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