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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밤마다 도둑질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잠도둑 ‘열대야’가 사람들의 숙면을 도둑질 하고 있다. 그래서 여름철 이맘때면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참 많아진다. 최근 장마전선과 대기불안정에 따른 국지성 소나기 소식이 빈번했는데 낮 기온은 조금 끌어내렸을지 몰라도 밤더위를 쉽게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비구름 때문에 하루 종일 하늘에 잔뜩 구름이 끼어 있어서 이번 한주는 햇볕을 보기 참 힘들었다. 이렇게 하루 종일 구름이 끼어 있어도 모두 같게 표현을 하지는 않는다. 밤에 낀 구름은 ‘이불구름’, 낮에 낀 구름은 ‘양산구름’이라고 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이불은 열을 가두어 데워주는 역할을 하지만 양산은 볕을 가려주는 열을 반사하는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말해 밤 동안에는 하늘에 구름이 없어야 열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날씨가 좀 시원해지는데 밤에도 구름이 끼어있으면 빠져나가야 할 열이 구름에 막혀 나가지 못해 계속 더운 열기가 축적된다. 말 그대로 ‘이불구름’인 것이다. 낮에는 햇볕이 비추는 만큼 낮 기온이 올라가는데 낮 동안에 구름이 햇볕을 양산처럼 차단시켜주면 낮 기온은 자연스럽게 떨어져 시원해질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양산구름’인 것이다.
열대야는 밤 동안에도 기온이 25℃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폭염이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밤이 열대야였나를 알아보는 기준은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를 웃돌았다면 열대야인 날로 기록된다. 그런데 왜 하필 25℃가 열대야의 기준일까? 25℃에 담긴 의미에는 여러 요소가 적용된다. 지구의 평균온도는 15℃인데 우리 몸은 보통 외부온도가 15℃보다 낮으면 춥다고 느끼기 시작하고 15~23℃면 활동하기 좋다고 느낀다고 한다. 또한 의학적으로 수면을 취하기 가장 좋은 온도는 18~20℃ 사이라고 한다. 이를 토대로 20℃가 넘었을 경우 우리 신체는 숙면을 취하기 힘들고 활동하기 가장 좋은 온도인 23℃를 넘었을 때는 활동에까지 지장을 주기 때문에 이들 요소를 모두 고려해 봤을 때 25℃에 이르면 잠들기 힘들어 질 것으로 추측했다. 즉, 25℃가 수면을 취할 수 있는 한계기온인 셈이다.
그렇다면 열대야 속에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더위를 잊기 위한 찬물샤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대표적인 더위 타파법! 등목은 밤에 할 경우 오히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만드는 카페인과 다름이 없다. 우리 체온은 아침에 일어나기 전에 가장 낮고 저녁에서 밤 시간 동안에는 반대로 체온이 상승하다가 이후 체온이 다시 내려가면 졸음이 느껴진다. 이때 체온이 많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깊은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 숙면의 메커니즘이다. 찬물샤워는 순간적으로 우리의 체온을 낮춰 줄지는 몰라도 오히려 신체근육을 긴장시키고 갑자기 떨어진 체온을 다시 높이려는 우리 몸의 생리적인 반사작용 때문에 체온을 다시 올라가게 만들어서 잠을 자기 힘들게 만든다. 땀이 심하게 나지 않았다거나 샤워를 안 하고 자도 찜찜하지 않다면 그냥 잠자리에 들어도 된다. 하지만 꼭 샤워를 하고 자야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잠들기 2~3시간 전에 오히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우리 몸은 긴장감이 완화되고 체온을 떨어트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미지근한 물 샤워가 순간의 시원함은 덜 느낄지 몰라도 오래토록 깊은 잠에 빠질 수 있게 도와주는 수면제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이번 장맛비가 지나고 나면 당분간은 전국에 뚜렷한 비 없이 무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겠다. 올바른 숙면법으로 시원하고도, 건강한 여름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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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