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해가 붉게 물든 가운데 가창오리떼 수십마리가 하늘을 휩쓴다. 무너질 듯 아슬아슬하게 대형을 유지하며 금강 하구를 배경으로 비행하는 오리떼가 장관이다.
가창오리들은 매년 겨울을 나기 위해 금강을 찾는다. 올해는 예년보다 보름 정도 늦게 금강에 도착했다. 아직 화려한 군무를 선보일 정도는 아니지만 제법 떼를 지어 하늘을 수놓는 모습이 볼 만 하다.
서해안의 넓은 갯벌과 갈대밭이 어우러져 천혜의 자연 풍광을 자랑하는 전라북도 군산에는 겨울이 되면 국제적 보호종인 가창오리를 비롯해 큰고니, 개리 등 천연기념물과 청동오리, 큰기러기 등 50여종 80여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온다.
자연생태시설인 금강철새조망대는 명소로 손꼽힌다. 철새들의 낙원이라는 금강호에서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제9회 군산세계철새축제’가 열린다니 늦가을을 자연과 함께 만끽할 좋은 기회다.
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군산 지역 날씨는 구름이 많거나 대체로 맑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개막일인 21일 구름이 많을 전망이다. 22일에는 비 소식이 있다. 흐리다가 비가 온 후 23일부터 이틀 동안 대체로 맑겠다. 25일에는 구름이 많겠다.
최저기온은 1~3℃, 낮 최고기온은 7~12℃ 정도다. 일교차가 10℃ 이상인 날도 있어 보온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이 좋겠다. 비 소식이 있는 22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8℃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겨울 외투를 꺼내 입을 것을 추천한다.
특히 여러 행사가 철새조망대, 금강습지생태공원, 나포십자들 등 야외에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해 아이들과 함께 갈 경우,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목도리와 장갑 등을 챙겨야 한다.
실외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이 철새축제의 묘미다. 철새조망대에서는 앵무새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에게 무료로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동물과 쉽게 교감할 수 있는 게 바로 먹이주기 체험이다. 평소 아이들이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체험이라 인기가 많다.
나포십자들에서는 철새 탐조투어가 진행된다. 오성산을 경유하는 코스로 가창오리떼의 화려한 군무를 만날 수 있다. 늦가을 경치 구경은 덤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이번 축제 테마와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다.
24일에는 ‘철새 따라 걷는 구불길 도보여행’이 진행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금강습지생태공원 구불1길을 걷는 행사로 운동 삼아 경치 구경도 할 겸 쉬엄쉬엄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철새조망대 내에서는 철새들과 곤충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1층에서는 환경사진협회의 철새 사진전이 열린다. 군산 금강 일대에서 촬영한 철새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2층에서는 금강에서 서식하는 조류를 중심으로 특성에 따라 배울 수 있어 철새에 대해 궁금해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학습 장소다.
금강습지생태공원 메인무대에서는 매일 11시에서 오후 5시 사이에 야외음악회가 열린다. 금강을 배경으로 예술인들의 다양한 공연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다.
축제 공식 홈페이지에는 ‘오늘의 금강철새소식’ 페이지를 통해 철새 관찰 현황을 공지하고 있다. 7일 현재 금강호에서는 가창오리 약 200마리,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등은 1000마리 정도가 관찰됐다. 관계자는 “철새들의 수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본격적인 탐사 준비를 해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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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