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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이르면 오는 6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임원들에 날씨가 요동치고 있다.
우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관심이 모아졌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의 승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로 인해 당초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재용 사장은 10mm의 약한 빗줄기를 보였다. 이재용 사장은 “사장 자리가 부회장보다 낫다”며 “부회장이 되면 책임질 일이 그만큼 더 많아지는 게 아니겠냐”면서 미리 준비한 우산을 썼다.
삼성 3세들의 승진이 없는 것은 근래 들어 올해가 처음이다. 2010년 1월 이재용 사장은 만 3년 만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맑은 날씨를 보였다. 이어 그 해 12월 사장으로 1년 만에 승진하며 기온이 크게 상승했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말 전무에서 사장으로 두 단계 파격 승진하며 고기압권을 형성했다. 이건희 회장은 3세들을 매년 승진시켜 심적 부담을 주기보다는 현재 위치한 대기권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을 시간을 주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최대 관심사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쏠린다. 역대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주요 ‘잣대’는 실적, 재임기간, 나이였다. 올해도 비슷한 기준이 구름을 움직일 전망이다.
◆‘신상필벌’의 대상 누굴까
이 회장은 지난 1일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인사원칙은 신상필벌”이라고 말했다. “잘한 사람은 더 잘하게 발탁하고 못한 사람은 과감하게 누르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실적’을 첫 번째 인사 잣대로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CEO는 30명가량이다. 여기에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사업부장급을 포함해 40명 남짓이 인사 대상이다.
일단 삼성 안팎에선 권오현 삼성전자 DS총괄 사장의 날씨가 가장 맑다.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금융 부문을 총괄할 부회장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면 삼성전자에서는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 윤부근 VD사업부 사장, 우남성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등이 안정적인 대기권에 머무르고 있다.
작년과 올해 3분기까지 누적실적을 비교해보면 신 사장은 영업이익을 두 배로 끌어올리며 맑은 날씨를 보였다. 윤 사장도 TV수요 부진에도 매출과 이익을 늘리며 날이 갰다. 우 사장도 시스템LSI 매출을 두 배가량으로 늘리며 따뜻한 기온을 기록했다.
전동수 메모리사업부 사장과 남성우 IT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 홍창완 가전사업부장(부사장)도 정보기술(IT)의 흐린 날씨 속에 비 피해를 최소화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수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과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의 날씨도 해가 비췄다. 조 사장과 박 사장은 올해 영업이익을 작년보다 각각 3배, 2배로 키웠다.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과 서준희 에스원 사장, 고순동 삼성SDS 사장도 포근하고 따뜻한 날씨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해 비가 내리는 계열사들도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기획,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 비 피해를 입었다. 삼성 관계자는 “실적이 인사평가의 우선 순위이긴 하지만 경쟁사들과의 주가비교 등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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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