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레일에는 역주행, 탈선, 지연 등 317건의 철도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올해도 코레일의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직원들의 ‘음주 근무’ 사실까지 잇따라 적발되면서 현재 코레일의 상황은 ‘짙은 먹구름’이 가득한 형국이다.
지난 15일 코레일 서울 이문차량사업소 소속 기계관리원 5명이 ‘음주 근무’ 적발로 직위 해제됐다. 이어 23일에는 서울 구로차량사업소와 경기 시흥차량사업소에서도 직원들이 수시로 술을 배달해 마셔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주로 중국음식점에 음식과 함께 술을 배달하는 수법을 썼다. 술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생수병이나 검은 봉지에 넣어 배달시키기까지 했다. 코레일측은 전국 모든 코레일 소속 차량사업소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다.
연초부터 코레일에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지난 1월 9일 코레일 공항철도 계양역 인근에서 선로동결방지작업을 하던 근로자 8명중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인 이들은 막차가 통과하기 전에 작업 구간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공항철도 개통 이후 최악의 사고였다.
역주행 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2일 서울발 부산행 KTX 열차가 정차역을 지나쳐 달리다가 약 1.5km를 역주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어 2주도 지나지 않은 같은 달 15일에는 지하철 열차가 역주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기관사가 ‘딴 생각’을 하다가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시점을 놓친 것이다. 이 사고로 코레일의 기강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55년 만의 한파가 찾아온 지난 2일에는 하루에만 세 건의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오전 7시 20분쯤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천안발 청량리행 전동차가 고장으로 멈춰 1호선 운행이 40분간 지연됐다. 코레일은 뒤따라 도착한 전동차를 연결해 고장 열차를 견인하려 했으나 이번에는 고장 열차가 선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1호선 상행선(청량리 방면) 서울역~청량리역 구간 전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오전 8시쯤에는 열차 윗부분 전력공급선 이상으로 구로역 3,4번 승강장 운행이 2시간 정도 중단됐다. 이날 지하철 1호선은 사고 발생 약 4시간 30분 후인 오전 11시 50분쯤에서야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
이밖에도 지난달 25일에는 신창발 용산행 누리로 열차가 정차역인 아산역에서 멈추지 않고 그대로 통과했다. 출근길에 열차를 타지 못한 40여명의 승객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지난 4일에는 또 다른 누리로 열차가 아산역을 진입하기 직전에 멈춰서 35분만에 운행을 재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코레일 도시철도의 잦은 사고로 승객 불편과 안전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는 이달 13일부터 24일까지 코레일 도시철도 부문의 안전관리 실태 전반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 중이다.
한편 국토부는 113년간 철도사업을 독점해온 코레일의 방만·비효율 경영으로 부채는 늘고 안전과 서비스는 악화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05년 공사 출범 당시보다 부채가 5조2000억원 증가해 현재는 9조7000억원에 이른다는 것. 또 경부고속철도 건설 부채가 2010년 17조원으로 하루 이자만 23억원이 발생하는 등 만성적자를 겪고 있다. 하지만 코레일 직원 평균 연봉은 5800만원에 이르는 등 방만 경영을 하고 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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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