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국내 SNS시장을 선도했던 싸이월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해외 SNS들에 밀려 방문자 수가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가장 큰 수익모델이었던 ‘도토리’의 매출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톡이 최근 출시한 ‘카카오스토리’의 가입자 수가 9일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기존 SNS들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지금 싸이월드는 그야말로 ‘짙은 안개 속’에 갇힌 형국이다.
26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싸이월드는 한때 100원짜리 ‘도토리’(사이버머니)로 한 해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잘 나갔다. 그러나 2010년부터 도토리 관련 매출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방문자 수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 업계 관계자들은 2012년 싸이월드의 도토리 매출이 700억~800억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는 싸이월드를 떠난 이용자들 대부분이 페이스북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1800여만명을 기록했던 싸이월드 방문자 수는 올 2월 1600만명대로 2개월 사이 200만명이나 줄었다. 반면 지난해 초 순 방문자 수가 700만명에 불과했던 페이스북은 올해 초 1200만명까지 늘었다.
이같은 이용자 이동 현상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최근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발표한 설문조사(성인남녀 1000명 대상·중복응답)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사용량이 가장 증가한 SNS는 페이스북(51.3%), 사용량이 가장 감소한 SNS는 싸이월드(45%)로 나타났다. 싸이월드의 사용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식상하고 재미없다’(48.4%)와 ‘주변인이 다른 SNS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기 때문’(45.7%)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발생한 대규모해킹 사건도 싸이월드 침체에 한 몫을 했다. 당시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합쳐 가입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당시 사건으로 이용자들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처럼 ‘짙은 안개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이월드는 최근 변신을 꾀하고 있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도토리의 매출 비중을 줄이고 포털사이트 네이버처럼 검색과 광고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싸이월드가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과 42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의 카카오스토리를 물리치고 과거 ‘도토리 왕국’에 버금가는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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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