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고가의 기상관측장비를 구매해 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이 기상청에 확인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년간 기상청은 461억원을 투자해 해상기상관측망을 구축하고, 파랑수치예보모델 개발 및 운영에 21억 8500만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실제 해상기상관측망에서 관측된 파랑 관측값을 활용하는 자료동화기법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파랑수치예보모델은 기상청이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수치모델이다. 파고의 움직임을 시간대별로 예측한다. 다량의 정확한 해상기상 관측자료를 입력할수록 해상기상예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국립기상과학원 관계자는 해상예보 정확도가 초기 12시간까지만 지속되는 등 실효성이 크지 않아 수치모델 해상도를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었다고 해명했다. 해상관측망에서 관측한 실제 파랑 관측값은 예보관들이 실황 예보를 하는데 참고자료로 제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수백억원의 관측장비 운용예산이 과학예보를 위해 사용되지 못하고 예보관들의 경험치에 의존해 수동예보를 하는데 사용돼 왔다”며 기상청의 무능을 질타했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도 기상청의 노후된 기상장비 운용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기상청이 지난 5년간 매각한 기상장비는 취득금액 합계가 181억여 원인데 반해 매각 장비는 9000여 만 원에 불과했다. 미국, 독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노후 레이더 전체를 교체하는 대신 핵심부품을 최신으로 향상시켜 사용연한을 연장하고 있다. 
한정애 의원은 “레이더의 경우 내수연수를 연장할 경우 예산절감 효과가 1년에 36억 원으로 추산된다”면서 “체계적 유지보수를 통해 기상장비의 수명을 늘리고 기존 불용품 해체 후 사용가능 부품의 예비품 활용을 늘리는 등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지난 몇 년간 기상청에 들어간 예산이 천문학적 액수임에도 불구하고 기상예보의 정확성과 신뢰도는 높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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