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앞에서 삼성 직원들이 재킷을 입지 않은 노타이 차림으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삼성그룹은 6월부터 상의 재킷을 입지 않는 간편 복장을 직원들에게 허용하는 등 9월까지 전체 임직원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절전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김재훈 기자＞
2조1730억원. 삼성전자가 2008~2010년 전기요금으로 납부한 돈이다.
전기 소비량이 3만3424GWh(기가와트)로 국내 기업 중 가장 크다. 전기료 줄이기가 당면과제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중공업, 삼성SDI, 삼성정밀화학 등 제조업 기반의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전기료 부담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다음달께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요금 인상`에 대응해 삼성그룹이 먼저 `절전` 카드를 빼들었다. 5% 선의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비하고 정부의 절전 시책에 적극 호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나 계열사의 경우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5% 정도만 올라가도 몇 백억 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다음달부터 9월까지 전 임직원과 가족까지 동참하는 대대적인 절전 캠페인을 전개해 절전 생활화에 앞장설 방침"이라고 30일 밝혔다.
삼성은 생산 현장에서 지금보다 5%가량 전기 소비를 더 줄이고 사무실은 10%, 가정에서는 15% 줄이는 자발적인 절전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PC, 모니터 코드 빼기` 등 널리 알려진 방법부터 `화장실 비데 온수, 난방기능 끄기`나 `식사는 생과일, 생야채, 샐러드 위주로 살빼기` 같은 방법도 제시했다.
또한 이번 절전 캠페인에 따라 삼성 서초사옥 임직원은 상의 재킷을 입지 않고 반팔 셔츠 차림으로 출퇴근하게 된다. 지방 사업장이 아닌 서초사옥에 이런 방침을 적용하는 건 처음이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연속 가동되는 공장을 제외하고 생산 현장에선 지난 동절기 시행했던 `피크시간 의무 절전`을 다시 시행하기로 했다.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인센티브도 병행된다. 임직원이 가정 전기계량기 기록을 통해 월간 전력사용량이 10% 이상 절감된 것을 회사에 증명하면 소정의 문화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사내 절전왕도 선발하고 절전 아이디어도 특별 공모한다.
산업계 전반으로 절전 캠페인이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동근 범경제계 에너지절약운동본부 본부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한상의 14만 회원 기업들이 고강도의 절전 캠페인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목표는 전력 소비 5% 절감이다.
이 부회장은 또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폭을 3%로 제시했다. 그는 "산업용 전기를 약 6% 올리겠다는 얘기가 나도는데, 물가 상승을 감안해 3%가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원섭 기자 / 김제림 기자]
기사입력 2012.05.30 17:19:58 | 최종수정 2012.05.31 09: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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