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해서 이것은 식량의 생산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면 그 중 가장 약한 한 가지에 의해 전체 생산량이 결정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식량의 생산에 있어 가장 약한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예상 불능의 존재, 바로 날씨인 것이다.

 

그동안 많은 경제 발전으로 산업전반의 과학화와 정보화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의 산업구조는 다소 수동적이다. 서리나 우박, 폭우와 한파, 가뭄과 홍수 등 끊임없는 기상재해에 시달려오며 많은 위험요소를 안고 있음에도 기후변동에 가장 취약한 산업은 여전히 농업인 것이다.

 

기후변화는 강수량, 기온, 토양수분 등의 장기적인 변화를 통해 농작물의 수확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흉년이 들면 농산물 생산량의 절대 부족으로 가격이 폭등하고, 풍년이 들면 반대로 가격이 폭락하여 농가 부채가 늘어나기도 한다.

 

기상재해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클 때는 소비자 물가도 덩달아 상승하게 된다. 특히 과일, 채소류의 물가는 기상재해에 가장 민감하게 작용한다.

 

여기에 최근 급증하는 기상이변도 한 몫을 한다. 농업과학기술원 윤성호 박사는 기상이변이 농사를 위협하는 경우를 다음의 세 가지로 정의하고 있다. 농작물의 재배시기를 놓치게 하는 것, 생육중인 농작물에 장해는 주는 것, 농작물에 병 발생을 유도하거나 해충의 피해를 가져오는 날씨가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1990년대 WTO의 출범으로 시작된 농산물 시장의 개방 역시 또 다른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렇듯 각종 기상재해와 이변들, 병해충으로 인한 질병 발생, 국내농산물시장의 개방 등으로 우리나라 농업은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경제적인 농사를 지어 국내 농산물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학영농의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상정보의 활용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미 외국에서는 농업에 기상정보를 활용하여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농가들에서는 저렴한 가격의 기상장비를 이용해 과수원이나 농지에서 직접 관측을 하고 있다. 병해충 방제나 관수 관리를 위해 독자적인 관축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다양한 위험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는 농업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을 시도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기관이 농촌진흥청이라 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업인들이 기상정보를 쉽게 활용하고 영농활동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인터넷 농업기상정보시스템(http://weather.rda.go.kr)'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국의 날씨정보를 비롯해 영농지수, 병해충 발생 예보, 주간 농업기상 소식지 등 영농활동에 실직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 중 영농지수는 병해충 발생확률, 농약살포 가능여부, 자외선 강도 등을 제공하는 정보이다. 병해충지수는 기온과 잎이 이슬에 젖어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농약살포지수는 강수확률과 바람의 세기에 따라 0~100사이의 지수로 표현하고 있다.

 

농민들에게 있어 보다 유용한 정보는 병해충 예보일 것이다. 병해충의 발생은 주로 기온, 습도 등 기상조건에 의해 결정되는데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는 농작물의 생산량 감소는 물론 과다한 농약 사용으로 환경오염까지 야기시킨다.

 

그러나 이 정보를 활용하고는 날씨에 따른 병해충의 발생 정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적기에 약제를 살포하여 수확물의 품질을 높이고 농약 사용량을 줄여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할 수도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