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체가 크리스마스 날 눈이 오면 특정 기간 동안에 휴대폰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에 한해 가입비 전액을 환불해준다는 행사를 벌인 적이 있다. 이 업체가 활용한 보험이 바로 컨틴전시 보험이다.

 

한번 쯤 이런 유사한 이벤트를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금보상보험의 경우 기업들이 활용하는 일종의 마케팅 기법으로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날씨보험이라 할 수 있다.

 

날씨보험 상품이 국내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99년 4월 삼성화재가 날씨로 인한 기업의 경제적 손실을 보장하는 재정손실보험을 선보이면서부터다.

 

에버랜드는 4월부터 6월까지 주말에 1mm 이상 비가 오면 4억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기로 하고 재정손실 보험에 들었다. 실제로 4월부터 6월까지는 야외 테마파크의 최대 성수기이다. 특히 야외에 위치한 테마파크의 경우 날씨에 따라 입장객수가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비가 오면 고객은 크게 줄어들게 뻔하다. 이는 곧 에버랜드의 이익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이를 고민하던 에버랜드는 재정손실 보험을 가입함으로써 날씨로부터 입게 되는 피해를 어느 정도 사전에 방지 할 수 있었다.

 

메리츠화재 역시 국내의 날씨보험 시장을 개척한 손해보험사의 하나다. 이벤트 전문회사인 셀 기획에 취소 보험을 판매한 것에 이어 압구정동에서 청소년 거리축제 행사를 펼친 소니 인터내셔널,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유명가수의 콘서트까지도 날씨보험을 판매했다. 주로 야외 행사를 진행하는 업체들로부터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업체나 농작물 유통업체 등 그 특성에 따라 날씨로 인한 매출 감소나 이익에 대한 손실을 보상해주는 다양한 재정 손실 보험들을 선보였다. 날씨로 인해 발생되는 위험은 기상요소나 기업의 성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적용 분야별에 따른 개별적인 위험분석 작업을 통하여 기업이나 개인의 날씨위험을 담보할 수 있는 적합한 맞춤형 상품들을 개발하여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국내에 날씨보험이 도입된 지 이제 6년 정도가 지났지만 외국에 비하면 아직은 시장이 크게 형성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기업은 날씨의 영향을 끊임없이 받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날씨의 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날씨를 100% 예측 가능 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날씨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두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날씨보험은 기업과 개인을 날씨의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든든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