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수단으로 이용하는 해운업계에서 제일 중요한 사업 정보는 날씨이다.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국제교역이 활발해짐에 따라 우리나라는 이제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을 선박에 의한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상물동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곧 해난사고에 대한 위험도 그만큼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원양을 오가는 선박들의 경우 그 크기도 대형화되어 만약 사고라도 난다면 그 피해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물론 최근에는 조선기술이 좋아져 사고의 위험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예측 불허의 기상변화는 이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선박 사고의 대부분은 높은 파도, 강한 비바람, 안개 등과 같은 악천후 상태에서 발생한다. 항해 도중 발생하는 악기상은 선박이나 선적한 화물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무엇보다 선원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이다. 때문에 장시간 바다들 항해해야 하는 해운업계로서는 안전운항을 위한 정확한 기상정보 필수적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물류회사인 SK해운은 선박의 안전운항을 위해 ‘폴라리스(Polaris)’라는 기상정보시스템을 1997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이 회사는 주 사업 분야인 원유나 가스 등의 해상운송에 폴라리스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안전과 효율 운항을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SK해운의 본사에서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 당사선박이 항해하고 있는 위치와 전 해상의 기상상태를 매일 모니터링 하고 있다. 특히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의 발생여부를 주시하며 항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한편 울산사무소에서는 원활한 원유선의 접안 스케쥴 진행과 원유의 해상하역 작업을 위해 주로 파랑, 파고, 조류 방향 등을 참조한다. 원유선의 접안 또는 출항 이후의 상황에 대한 예측과 준비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운항중인 선박에게도 실시간으로 최신 기상정보를 제공하여 상호 협의를 통해 최적의 항로를 선택하고 위험시에는 사전 피항 조치를 한다. 실제로 SK해운의 관계자에 따르면 “폴라리스의 도입으로 선박의 안전 운항은 물론 악기상으로 인한 선박의 운항손실을 66%나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선박관리시스템인 폴라리스는 선박의 안전 운항뿐만 아니라 최적의 항로 안내로 항해시간을 단축시켜준다. 바람을 잘 이용할 경우 운항에 소요되는 시간을 훨씬 앞당길 수 있어 연료소모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해준다.

 

세계적인 해운회사인 한진해운 역시 이 시스템을 통해 막대한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 대표적인 케이스다. 자사의 선박이 북미 서안을 출항하여 인천항에 입항하기 위해 항로추천서비스를 받은 것이다. 당시 저압부 세력이 북위 40도까지 연장되어 있어 한진해운이 당초 잡은 남방향로로 운항할 경우에는 운항속도가 크게 저하될 상황이었다. 그래서 비교우위항로로 북방항로를 택한 결과 한진해운은 미화 5만 달러의 경비와 132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