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봄 상품 판매 신장을 위해 날씨 대응 전략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까지 이어진 겨울 날씨로 패션업계는 봄 상품 판매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올해도 이례적인 2월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등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패션업계는 날씨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민간 기상컨설팅업체 케이웨더의 관계자는 “패션업체들이 장기 예보 및 폭넓은 날씨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 출고 시기,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며 “특히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겨울철에 컨설팅 의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는 최근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는 계절 주기의 변화에 따라 봄, 가을 상품을 줄이는 추세다. 또한 2~3월 날씨를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봄 상품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가며 출고량을 조절할 예정이다.
이번 시즌 패션업계의 날씨 대응 전략은 2월 중순을 기점으로 2월 말 본격 출하되는 봄 상품 출고 시기 및 출고량 조절에 집중되고 있다.
출고 아이템도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여성복 업체에서는 두꺼운 느낌의 봄 시즌 아이템들을 먼저 매장에 출고시킨 후 재킷, 가디건 등 봄 아우터는 날씨 추이에 따라 출고 한다는 방침이다. 겨울과 봄을 아우를 수 있는 멀티웨더(multi-weather) 웨어류 상품 비중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승어패럴 홍윤경 실장은 “최근 한가지 아이템으로 다양한 날씨를 커버할 수 있는 상품을 원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소비자들의 이같은 소비 성향을 상품 기획에 많이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날씨 대응 전략, 패션 사업 승패 갈라
날씨가 패션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날씨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패션업계의 지난해 대표적인 악재는 날씨였다.
날씨 경영이 브랜드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에 따라 패션업체들은 기상정보를 제품기획 및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빈폴은 2010년 기후 대책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축열, 발열, 초경량 등 특수 소재 개발 및 레이어드 등 대응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날씨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빈폴 멘즈는 이번 겨울 포근한 기온을 정확히 예측해 경량 다운, 패딩점퍼등을 1만장씩 추가 생산해 전년동기대비 20% 고신장세를 유지했다.
LG패션은 자체개발한 QR(Quick Response=반응생산) 시스템을 적용해 길어진 겨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매 시즌 시작 전, 기상청 날씨 정보시스템에서 정보를 받아 자체 분석한 최근 수년간의 기후 동향과 비교, 초기 원단 발주량 및 스타일 수를 유동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LG패션의 여성 브랜드 ‘모그’는 이 날씨 분석 시스템을 통해 탈부착 점퍼의 초기 물량을 예년에 비해 30% 가량 늘려 높은 판매 성과를 거뒀다.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에서도 기상정보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
라푸마의 경우 연간 예상 강수량을 미리 파악해 레인코트의 생산 물량 및 방수 소재의 발주량을 확정한다. 시즌 평균 온도와 최고, 최저 온도를 기준으로 스타일별 제품 출하 시점을 결정하고 있다.
라푸마는 비가 많이 내렸던 지난해 여름 사전 날씨정보를 토대로 캐주얼용 레인코트 제품의 수량을 전년대비 6배가량 늘렸다. 출시한 대부분의 레인코트 제품이 70%가 넘는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또한 기상정보가 마케팅에 일환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LG패션은 전 브랜드에서 매주 2~3회씩 사전에 분석된 날씨 정보 및 이에 기반한 코디 판매 전략에 따라 제품진열의 변화를 주고 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