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공장이 최근 급속한 농업환경 변화에 대한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2000년 들어 집중호우와 초대형 태풍, 가뭄 등의 기상 이변으로 노지재배가 타격을 입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후변화로 기온, 강수량, 일사량 등이 변하면서 생산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은 기후변화와 농경지 감소로 식량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정적인 식량 확보를 위해 식물공장 대안을 여러 방면으로 추진중이다.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식물공장’이란 식물의 생육 환경(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양분, 수분 등)을 제어하고 생육을 예측해 채소 등을 고도 기술로 계획 생산하는 재배시설을 말한다. 식물 공장은 고부가가치 미래 첨단농업으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식량위기의 대안 뿐 아니라 웰빙 트렌드에 맞는 작물재배, 농촌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융합기반 사업의 일환으로도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우주 및 극지에서도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핵심과제로 연구중이다. 유럽은 식물공장과 태양광‧인공광 병용의 식물공장이 있다. 일본도 현재 50여 개의 식물공장을 운영하고 올해 15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컨테이너형, 수직 복층형 식물공장의 모델을 개발중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부문 영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온이 1도 상승하면 한국 농가의 농업 총수익이 ha당 260~400만원까지 감소함으로 식물공장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식물공장은 농업기술과 IT, NT 등 차세대 산업기술을 융합한 형태로 다양한 이점을 지닌 농업혁명 기반이다.
LED와 환경제어시스템, 로봇자동화공정 등 첨단기술로 시설내의 생물 생육환경을 인공적으로 제어한다. 자연재해로 인한 농업 피해를 입지 않고 공산품처럼 계획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무엇보다 환경적으로 온실가스 저감 및 수자원확보 측면에 도움 되는 미래지향성 기술개발이다.
LED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저감은 물론, 외부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재활용해 식물공장에 공급하면 도시의 이산화탄소를 저감시킬 수 있다. 식물공장에서 발산한 수증기를 포집하면 깨끗한 식수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한국농촌연구소 관계자는 “식량생산이 기후변화에 좌우지 되지 않고, 에너지 고효율형 농업생산과 물 절약 측면에서 식물공장은 향후 농업의 기후변화를 대응할 새로운 방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충청남도는 새해 주력할 계획 가운데 ‘3농 혁신’ 정책과 더불어 ‘식물공장의 사업화’ 방안을 찾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태양광 병용형 식물공장’이다. 태양광 병용형 식물공장이란 식물공장에서 식물 재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적인 빛과 태양 빛을 함께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충남농업기술원 이은모 미래농업연구과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농산업 안정 생산을 위해 농촌보급형 식물공장 개발이 필요하며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작업의 기계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고품질, 계획생산 등 공장형 시스템 도입을 통해 농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의 농업법인인 진원농산도 LED 조명을 이용해 채소를 재배하는 식물농장을 지난해 11월 준공했다. 작물 생장에 충분한 광량 확보를 위해 고휘도의 LED 소자를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작물별로 고속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설치돼 있어 자유롭게 빛의 양과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해 꽃 피는 시기와 출하시기도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식물공장 사업이 극복해야만 할 난제도 있는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높은 초기 투자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는 식물공장이 단순한 농업이 아닌 플랜트 설비기술과 전자산업과 같은 첨단산업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식품과 반도체 클린룸에서 볼 수 있는 공조ㆍ배관ㆍ위생시설을 갖춰야한다. 태양 빛을 대신하는 인공 조명기술이 핵심적이다.
이러한 시설을 유기적으로 제어하는 데에는 첨단 IT기술이 적용됨은 물론이다. 이런 이유로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일본의 경우 초기투자비용에 있어서 일본정부가 전체 시설비의 50%를 지원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또한 아직 그 수준이 연구단계에 머물러있을 뿐 아니라 경제성과 사업성확보가 어려워 농가보급으로 이어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