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경영 > 날씨경영 > “날씨와 환경을 소재로 관광객 사로잡았다”

남이섬이 국제적 관광명소로 떠오른 계기는 2002년 방영된 드라마 ‘겨울연가’였다. ‘욘사마’ 현상으로 남이섬은 한때 일본 여성팬들의 성지가 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가만있어도 찾아오는 드라마 팬만으로는 외국인 관광객 50만 명 돌파란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남이섬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매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출발하는 외국인 전용 무료 셔틀버스 운영에 나섰다.

또한 이 섬은 관광 활성화를 위해 ‘국가’를 표방하는 소형 공동체인 해외의 마이크로네이션(초소형 국가체)을 도입했다. 남이섬을 ‘나미나라 공화국’으로 선포하고 통화, 국기, 우표, 문자 등 국가상징을 만들었다. 관광객들은 출입국 심사대에서 여권을 발급 받아 사용한다.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지만 획기적인 발상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 결과 ‘겨울연가’ 촬영지라는 것 외에 특별한 마케팅 포인트가 없었던 남이섬은 나미나라를 성장동력으로 삼아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남이섬 김현식 행정부장은 “지난해 방문객 중 25% 이상은 외국인인데 태국인이 16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며 “한때 내국인보다 더 많이 남이섬을 찾던 일본 여성 관광객은 오히려 소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태국 등 눈을 구경하기 어려운 나라에서는 오히려 한국의 겨울을 기다렸다가 남이섬을 찾고 있다”며 “한파와 폭설로 인해 관광업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지난 겨울 관광객이 이례적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남이섬은 지금과 같은 관광지가 아니라 유원지로 먼저 알려졌다. 김 부장은 “1965년 남이섬 창립자인 수재 민병도선생께서 나무를 심고 가꾸다 보니 유원지로 알려졌고, 1970~80년 강변가요제가 열리며 유명해졌다”면서 “2001년 재창업을 계기로 유원지에서 관광지로 변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한가운데 위치,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남이섬

강 한가운데 위치한 남이섬은 육지와 다른 환경이기에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섬 전체를 관리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겨울이 오기 전에 미리 월동준비를 하고 수시로 점검을 한다.

김 부장은 “남이섬은 육지와 기온차이가 크게 난다”며 “한번은 뱃길이 얼어서 배가 한참동안이나 못 움직여 손님들과 직원들 모두 선착장에서 발만 구르고 기다리다 얼음을 뚫고 배를 띄운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2011년 남이섬에는 관광객들이 실시간 기상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기상대가 세워졌다. 김 부장은 “남이섬에 오고 싶은데 날씨가 궁금한 관광객들을 위해 춘천기상대에서 남이섬 내에 기상대를 세웠다”며 “실시간으로 남이섬의 날씨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할 수 있고, 남이섬 내 관광청(안내소)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현재 남이섬을 찾는 관광객들은 1분 단위로 기온, 습도, 바람, 강수량 등 기상 정보를 제공 받는다. 이렇듯 관광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기상장비를 볼 수 있고, 직접 온도계도 확인할 수 있으니 남이섬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는 또 다른 추억거리가 되고 있다.

김 부장은 “기상대가 세워진 후 그 자체가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고 무엇보다도 관광객들에게 구체적 날씨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졌다”며 “남이섬은 외부와는 약간 날씨가 다를 수 있는 만큼 남이섬만의 정확한 날씨를 제공해 관광객들이 오기 전에 좀 더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날씨 뿐만 아니라 환경도 생각하는 남이섬

남이섬은 기상대 외에도 생태를 관찰하고, 환경오염을 감시할 수 있는 생태자연환경체험도 진행하고 있다.

김 부장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관심을 가져볼만한 체험으로 천연염색체험, 유리공예체험, 머그컵 그리기 체험 등이 있다”며 “환경운동연합 부설 환경학교와 YMCA 녹색가게에서도 친환경소재로 다양한 체험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이섬은 ‘쓰레기를 쓸애기로’라는 슬로건 아래 거의 모든 것을 재활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것이 소주병 재활용이다. 소주병으로 꽃병이나 컵받침 등을 만들어 다양하게 재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투리 나무 조각 하나도 버리는 것이 없다. 잘 다듬어서 그림을 그려 넣고 벽장식으로 붙이기도 한다. 김 부장은 “버려지는 것들도 다듬어 놓으면 훌륭한 물품이 된다”며 “재활용은 비법이라기보다는 애정과 관심”이라고 말했다.

날씨나 기후변화 등과 관련된 다양한 축제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기상청과 남이섬은 상생협력 MOU를 맺은 상태”라며 “기상의 날을 맞아 기상 사진전을 여는가 하면 나미나라기상대 개소 1주년에는 날씨와 지혜를 주제로 한 일러스트전을 열고 이를 책으로도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이렇듯 나미나라공화국의 이미지를 보다 확고히 해 남이섬을 찾는 분들께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가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