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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시원한 맥주 한잔 하고 싶은 계절, 여름입니다. 맥주, 소주, 막걸리 중 여름과 가장 어울리는 술은 아무래도 맥주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막걸리나 소주업계도 여름 한철 장사를 놓칠 리 만무합니다. 따라서 매년 주류업계의 여름 날씨경영은 더운 날씨만큼 이나 후끈 달아오른답니다.  

 

맥주업계에서는 급격히 매출이 상승하기 시작하는 22도를 ‘맥주 온도’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맥주는 평균기온이 22도를 넘는 7월 말에서 8월 중순 사이에 가장 많이 팔립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6월부터 많이 팔렸을 걸로 봅니다. 기후변화로 올해 6월 전국 평균기온이 22.6℃로 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았거든요. 서울도 24.4℃로 평년기온을 2.2℃나 웃돌았습니다. 한 여름이 1~2개월 일찍 찾아온 셈이니 당연히 맥주 판매엔 호재가 됐습니다.

 

막걸리도 여름철 비가 많이 오는 날 판매가 급증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여름 유난히 비가 자주 오면서 막걸리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그해 국순당 막걸리 매출이 전년보다 무려 18배 늘었다고 합니다. 막걸리는 비가 오는 날 40%가 더 팔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맥주는 기온이 높고 흐린 날, 막걸리는 덥고 비오는 날, 소주는 눈 오는 날 불티나게 팔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류업체들은 한해 생산계획을 세울 때부터 민간 기상업체로부터 제공받은 그해 장기기상예보 등을 적극 참고합니다. 중부에 열흘 이상 마른장마가 계속된 올 여름에는 과연 어떤 술이 날씨경영의 승자가 될지 궁금합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