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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후반으로 가면서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강원도와 서해안 지방에는 눈이 내려 쌓였고 충남과 전라도 지방 곳곳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목요일(28일) 서울의 아침기온도 올가을 최저인 -6.4℃로 뚝 떨어지고 찬바람이 매섭게 불었습니다.
어느새 겨울이 성큼 우리 옆에 와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겨울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눈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새하얀 눈은 누군가에게는 낭만의 대상이 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성가신 존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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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새해 첫날 내린 눈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
눈 때문에 웃고 또 우는 것은 우리 사회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겨울철의 갑작스런 폭설 현상은 산업별로 희비(喜悲)가 엇갈리게 하는 등 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은 혹한으로 시작됐습니다. 56년 만에 12월의 상순 기온이 최저를 기록했고 32년 만의 기록적인 12월 폭설로 전국이 흰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이런 폭설과 혹한은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었습니다. 눈이 많이 오게 되면 일단 밖으로 나가는 것이 귀찮게 됩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을 하는 시간이 늘면서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이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합니다.
폭설로 웃는 업계는 또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겨울이 되면 스노우체인 판매량은 늘어납니다. 온라인마켓 옥션은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예보된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염화칼슘제와 아이젠, 스노우체인 등 제설 관련 상품 판매량이 전주보다 무려 1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자가운전자는 눈이 오게 되면 운전을 포기하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게 되는데요. 이용객이 늘면 당연히 지하철 운행 수입은 오르게 됩니다.
서울·경기 지역에 연이어 폭설이 내린 작년 12월 5일(수)과 7일(금) 서울 지하철 이용객이 급증해 서울메트로는 역대 최다 수송인원을,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역대 최고의 하루 수입액과 2012년 최다 수송인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작년 12월 7일 내린 폭설의 영향으로 527만 8900명의 승객을 수송해 역대 최고 하루 수송인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서울메트로의 운임 수입은 31억 9974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작년 12월 5일 내린 폭설의 영향으로 하루 수입금이 평소보다 약 3억 2000만원 증가해 개통이후 처음으로 하루 수입이 20억원을 넘겼습니다. 이날 수송인원은 335만 8000명으로 평소 수요일보다 42만 6000명(14.5%)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첫 폭설이 내린 12월 5일, 서울지하철 5~8호선 중 수송인원이 많았던 역은 가산디지털단지역, 천호역, 광화문역, 공덕역이었는데요. 이들 역 중 수송·수입에서 각각 3위와 2위를 광화문역이 차지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기온이 급강하면서 빙판길이 많아지고 강설이 예보됨에 따라 직장인들이 평소 출퇴근 때 이용하던 교통수단 대신 지하철을 많이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폭설이 내리면 손님도 늘고 수입도 많아지지만 지하철공사는 이때 날씨경영으로 무척 바빠지는데요. 폭설정보나 맞춤형 기상정보를 제공받아 운행에 적극 활용합니다. 폭설이나 한파 때는 기상청이나 지역 기상대, 민간기상업체 등으로부터 수시로 날씨정보를 받아 각 운영기관에 전파하게 됩니다. 때론 직원들이 비상제설작업을 벌이기도 합니다.
반면 폭설과 한파로 울어야 했던 곳도 있습니다. 바로 백화점인데요. 백화점업계는 올해 1월 4~20일 사인 신년 첫 정기세일에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신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롯데백화점은 기존점 기준으로 8.9% 매출이 줄었습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도 각각 전년대비 10.2%, 8.9%, 8.5%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이는 1월 세일 매출 신장률로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합니다.
앞서 작년 11월 30일부터 12월 9일까지 진행했던 백화점 겨울세일 기간에는 방한 의류의 매출 증가로 초반에 특수를 누리다가 막판에 몰아친 폭설로 두 자릿수 신장률(평균 10.4%)을 달성하지 못하고 평균 6% 대 신장률에 그쳤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한다고 하는데 왜 겨울은 이처럼 추운건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상승하면 겨울도 따뜻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0년의 기록적인 혹한에 이어 2011년 겨울도 엄청 춥더니 작년에는 바깥기온이 ‘냉동실’을 방불케 하는 날이 잦았습니다. 이런 추위는 북극의 얼음이 녹기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북극이 따뜻해지면 북극의 한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가 약해집니다. 약해진 제트기류가 중위도 지방까지 내려오면서 한국을 비롯한 극동지역, 유럽, 미국의 동부지역 등에 기록적인 한파를 몰고 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기후변화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파와 폭설은 개인을 물론 사회전반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한파는 자연재해이지만 이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 하는 방법 중 하나가 기상정보를 적극 활용하는 것입니다. 만약 지난겨울 백화점들이 민간기상업체 등에서 전문적으로 만든 기상정보에 입각해서 세일기간을 정했더라면 매출감소를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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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