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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잇따라 산불이 발생하면서 산불 예방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올 들어 예년보다 산불이 자주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 산림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5일(수)까지 산불은 전국에서 127건이 발생해 예년(최근 10년 평균)의 95건에 비해 30% 이상 늘어났습니다.
또 서울·경기도와 충청·경상·전라남도 일부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5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모두 11건의 산불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산림청 산림방지과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5일 기준) 발생한 127건의 산불로 29.24㏊의 산림이 훼손됐다고 합니다. 예년 95건에 평균 66.92㏊의 산림이 손실된 것과 비교하면 건수는 늘고 면적은 줄어들었죠. 언제나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산림청은 봄철에 많이 생기는 대형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예년보다 10일 앞당긴 오는 10일부터 내달 20일까지를 ‘대형산불방지 대책 기간’으로 정했습니다. 지난해에는 3월 20~4월 20일까지 한 달 간 실시했지만 올해는 열흘 앞당기고, 기간도 그만큼 더 늘린 것입니다.
산림청 산불방지과 이성호 주무관은 “매년 3~4월은 연중 가장 많은 산불이 일어나는 달이고 최근 산불 건수도 늘고 있어 이 같은 대책을 새우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3∼4월에는 전체 산불의 61%인 182건이 발생해 임야 506㏊를 태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산불이 ‘부주의’에서 비롯된 게 많아 안타까움을 더해줍니다. 봄철에는 날이 따뜻해지면서 야외로 나온 사람들이 논이나 밭두렁을 태우거나 쓰레기를 소각하는 일,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등에서 불길이 번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봄철에 발생한 화재 중 56%(6699건)가 ‘부주의’로 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 유형 중 담배꽁초 투기가 32.7% (2192건)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쓰레기 소각 16.4%(1101건), 불씨·불꽃 화원방치 10.5%(706건), 음식물 조리 5.3%(667건) 등이 발화요인으로 꼽혔습니다.
특히 지난해 봄철(3~5월)에는 논·밭두렁 소각 중 발생한 화재로 8명이 사망했습니다. 올해 역시 2월까지 논·밭두렁을 소각하다가 6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 논·밭두렁 소각 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됩니다.
방재청에 따르면 논·밭두렁을 태우는 것은 병충해 방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논·밭두렁 소각은 지난 1960~70년대 큰 피해를 줬던 애멸구와 끝동매미충을 박멸하려고 장려됐던 해충 방제책이지만 품종 개량으로 이런 병해충이 발생한다 해도 농작물에는 별 피해가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논·밭을 태우다 해충의 천적인 거미 등을 죽이게 된다는 군요.
지난해 3월에는 어땠을까요. 통계를 보면 2013년 3월 9일(토) 단 하루 만에 전국에서 21건의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이날 발생한 산불로 110.35㏊의 산림이 손실됐습니다.
지난해 3월 9일에는 동해안과 영남, 제주도에 건조특보가 발효되는 등 대기가 매우 건조했습니다. 하루 뒤인 10일(일) 서울의 상대습도는 32.5%를 나타냈습니다. 습도가 30∼40%이면 산의 나무 등이 급속히 연소할 위험성이 있고, 25∼30%일 경우 일단 산불이 나면 매우 거세져 끄기가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요즘도 영동지방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대기가 건조할 수밖에 없는데 바람도 강하게 부는 날이 많아 산불 예방에 특히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다시 포근해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는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산불은 재산피해도 피해지만 자칫 인명을 앗아갈 수 있는 대형 재난입니다.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생활 속 습관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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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