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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포스트 교토체제와 2015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탄소)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앞두고 향후 탄소시장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포럼이 열렸다.

 

환경부는 서울 라마다호텔 바흐홀에서 ‘제22차 국가탄소시장 연구회 정기포럼’을 지난달 25일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국내 탄소시장 활성화 및 민간분야 감축활동 확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은 ‘국제 기후변화 정책분석’과 ‘국내 탄소시장 안정화 방안’, ‘탄소시장 활용방안’ 등 3개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미국·중국·한국 각국의 탄소시장과 청정개발체제(CDM) 산업의 현황 및 전망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인류의 과제로 떠오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기후변화 협상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작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8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 총회를 통해 교토의정서체제가 2020년까지 연장돼 2020년부터 신(新)기후체제에 들어가기로 합의된 상태다.

 

포스트 교토체제는 교토의정서에 따른 1차 의무감축 기간이 끝난 이후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의제는 지구 전체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이다. 감축 대상은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불화탄소(PFC), 수소화불화탄소(HFC), 불화유황(SF6) 등 6가지 온실가스배출량이다.

 

탄소 배출권거래소 설립의 가장 큰 의의는 탄소배출량을 비용효율적인 방식으로 감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데 있다. 총량제한 배출권거래제는 직접 규제보다 더 비용효율적인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다른 감축 수단인 탄소세는 세금 부과라는 정책적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에 배출권거래제보다는 덜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유지앙(Xiang YU) 박사는 ‘중국 온실가스 감축 정책 및 방향’ 발표를 통해 “중국은 2015년 배출권거래제(ETS) 도입을 앞두고 올해부터 광동지역 등에서 탄소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탄소를 줄이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ETS를 선택했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현재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중국의 경우 온실가스를 대규모로 배출하는 기업의 대(對) 정부 로비가 잇따르고 있어 문제가 된다”며 “배출권거래제의 책임성과 투명성이 보장되면 시장왜곡 현상이 바로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배출권거래제 도입은 에너지효율을 제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은 인접한 국가인 만큼 CO₂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만 ETS 도입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버몬티자연자원국 저스틴 존슨 박사는 ‘미국 온실가스 감축 정책 및 방향’ 발표를 통해 “미국 정부는 2020년까지 17%의 온실가스를 저감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고, 미국 북동부 이산화탄소 배출거래 사업을 관리하는 비영리 기관인 ‘지역 온실가스 이니셔티브(이하 RGGI)’는 올해 1억 6500만t에서 내년부터 연간 9100만t을 배출하도록 허가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2012년 미국에서는 날씨(자연재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100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뭄에 의한 피해액은 300억 달러, 태풍 샌디 내습에 따른 피해액은 650억 달러에 달했다. 또한 140억 달러 이상이 번개·허리케인·토네이도 발생에 따른 피해액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존슨 박사는 “미국 동부지역은 서부에 비해 자연재해 발생확률이 낮았지만 2012년 태풍 샌디가 동부지역을 강타해 그 피해가 더욱 컸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미국에서는 탄소 집약도를 낮추며 친환경적인 경제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분위기”라며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 있는 미국 텍사스 등 서부지역에서는 최근 들어 재생에너지 분야의 취업률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에너지 사용부문에서 석탄의 발전은 계속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미국 내에서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전에 화력발전소의 투자가 너무 많이 이뤄져 석탄산업이 아직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탄소시장 안정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경희대 오형나 교수는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는 2010년 세계 7위를 기록했다”며 “한국은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에서 합의한 시나리오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소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배출권거래제의 장·단기 효과에 대한 시나리오를 미리 만들어 실제 2015년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됐을 때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럼 좌장을 맡은 고려대 조용성 교수는 “캘리포리아 배출권거래소는 시행초기 단계에서는 법정소송이 있었을 정도로 잡음이 많았다”며 “현재 캘리포니아 배출권거래소가 안정화 된 것은 투명성이 담보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배출권거래소 설립에 따른 투명하고 합리적인 거래가 거래 관련 리스크와 비용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제도화된 거래소 설립으로 명확한 관리와 감독체계가 도입됨으로써 투명한 거래가 가능해져 거래 관련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토론에 나선 고려대 박호정 교수는 “한국의 경우 탄소감축이행의무가 있는 기업은 400~500개 정도이다. 참여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숫자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지배적 지위를 누리는 기업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유럽 배출권거래소(EU-ETS)도 사업 초기에는 배출권 거래가 극히 적었지만 현재는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 EU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가 그래왔다”며 “무엇보다 배출권거래소는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또 이를 통해 걷힌 수익은 저탄소 사회구현을 위해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2008년 9월 ‘기후변화 대응 종합 기본계획’을, 같은 해 12월 기후변화 대응 후속계획을 각각 발표한 바 있다. 2009년 7월에는 환경부 주도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를 설립했다. 2009년 11월에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usiness-As-Usual, BAU) 대비 30% 감축이라는 자발적 국가 중기 감축목표를 설정했다. 2009년 말에는 ‘저탄소 녹생성장 기본법’이 제정됐고 이 법을 근거로 2010년 6월에는 국가 중기 온실기체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감축목표 책정과 함께 환경부 소속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를 설립했다. 2012년 5월에는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목표로 한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 및 거래에 관한 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11월에는 시행령이 확정됐다.

 

 

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parkseon@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