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내의 체열을 건물 난방에 이용하는 프랑스 파리 랑비토(Rambuteau) 지하철역]
미국 IBM은 2006년부터 매년 연말 향후 5년간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5가지 혁신기술인 ‘Next Five in Five’를 발표해왔다. 올해는 놀랍게도 ‘인간에너지’가 가장 혁신적 기술로 꼽혔다.
인간이 움직임으로써 발생되는 에너지를 가정용 전력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 바퀴에 작은 동력장치를 부착해 자전거를 타는 동안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 한 예다.
운동에너지뿐만 아니다. 사람의 체열도 새로운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한슬 연구원은 실제로 사람의 체열을 건물 난방에 이용하고 있는 해외 사례들을 소개했다.
프랑스 파리의 랑비토 지하철은 승객들의 체열을 지하철역 바로 위에 위치한 17개 아파트 난방에 이용하고 있다. 역 내에서 발생되는 열을 모아 물을 가열하고 이를 파이프를 통해 흘려보내 건물 바닥의 난방 시스템에 열원을 공급하는 것. 이 주택들의 에너지 비용은 3분의 1로 줄었다.
스웨덴에서도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스톡홀름 중앙역은 북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철도역이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25만명에 달해 역사 내부는 늘 열기로 가득 차 있다. 이곳에서는 환기구에 설치된 열 교환기를 이용해 승객들의 체열을 지하 물탱크로 전달한다. 가열된 물은 역사 건너편 건물들의 난방에 이용되고 있다.
이밖에 미국 미네소타 주,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체열을 이용해 난방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우리가 무심코 낭비하고 있는 에너지를 모두 재활용할 수 있는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진=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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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