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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인가 친환경 식품이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왔다. 대형 마트에서나 볼 수 있던 유기농 상품을 이제는 작은 슈퍼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동네마다 하나씩 유기농 전문 마트가 생겨나고 있다. 이렇듯 친근해진 유기농 식품은 이제 트렌드를 이루며 제법 큰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건강한 웰빙 먹거리와 식탁안전을 위해 비싸고 번거롭더라도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음식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친환경 농산물의 시장 규모는 3조 9876억원으로 이는 2000년 이후 10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친환경 유기농 식품 시장규모는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06년 1조 3000억원에서 2009년엔  3조 7000억원, 지난해엔 4조원에 달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국내 친환경 농산물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약 13% 늘어난 4조 4836억원으로 추정하고 내년엔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친환경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니즈가 높아지면서 친환경 유기농 제품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살림·아이쿱·두레 등 친환경농산물 생산·소비자 단체 조합원수는 2008년말 27만 4000명에서 지난해 말 56만 2000명으로 최근 3년 새 105%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생협별 조합원수는 한살림 29만 7000명, 아이쿱 15만 5000명, 두레 11만명 등이다. 매장 수는 한살림이 139개로 가장 많고, 아이쿱 110개, 두레가 74개에 이르고 있다.

 

아이쿱에서는 채소와 과일은 물론 각종 농산물 가공식품, 정육 등도 판매한다. 판매장에 진열된 식품은 대부분 유기농산물이며 가공식품도 유기농산물을 가공한 것이다. 과일의 경우는 저농약과 무농약 제품을 판매한다.

 

가격도 많이 내렸다. 아이쿱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유기농산물만 비교하면 다른 매장보다 20∼40% 정도 싼 편”이라고 말했다. 대량 유통을 통해 마진을 크게 줄이면서 친환경 농산물 가격을 일반 농산물 가격에 근접시킨 것이다.

 

 

유기농 전문점 이용자도 크게 증가했다.

 

풀무원에서 운영하는 친환경식품 전문 매장인 올가홀푸드와 대상그룹의 초록마을에서는 생산자와 생산이력이 투명한 ‘친환경농산물 인증’ 채소를 판매하고 있다.

 

풀무원은 최소 15년 이상 친환경 농법을 고수해 온 생산자들을 올가 마이스터로 선정, 이들이 기른 농산물들을 생산자의 얼굴과 연락처를 포장지 전면에 내세운 채 판매하고 있다. 일반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71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663억원) 대비 7.5% 성장했다. 특히 2009년에는 전년 대비 34%의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대상그룹 계열의 유기농 전문식자재 회사인 초록마을은 국내 최대인 331개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친환경 인증 농산물과 가공식품, 천연원료로 만든 생활용품 등 총 2500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초록마을은 매년 30%가 넘는 성장률로 지난해는 2002년 대비 160배가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2012년 2월 현재 운영 회원수도 100만을 돌파했다. 초록마을의 올해 매출 목표는 2000억원에 이른다. 

 
초록마을은 친환경 유기농 유수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엄격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생산이력제 시행과 친환경 유기농 전용 물류센터를 통해 매일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쌀, 농약을 치지 않은 과일, 농약을 적게 쓴 채소 등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은 일반 제품에 비해 2∼3배 가까운 가격을 받는다. 그러나 비싼 만큼 믿을 수 있을까. 올바른 유기농 식품 선택 요령을 소개한다.

 

우선 정부가 공인하는 유기농산물 식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마크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는 ‘유기농산물’ ‘무농약 농산물’ ‘저농약 농산물’ 등 3종류다. 인증마크 아래에 있는 등급 표시를 확인하면 구분하기 쉽다.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는 인증마크와 유기농 원료의 함량을 꼼꼼히 살펴보고, 가급적 사용 원료를 모두 표기한 것을 선택한다. 유기농 원료를 95% 이상 사용하면 제품명에 ‘유기’, ‘유기농’, ‘유기농 가공식품’ 등으로 표기할 수 있다. 더욱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을 때는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운영하는 우수식품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유기가공식품 인증 여부를 조회하면 된다.

 

또한 유기농 채소라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한다. 유기농으로 검증된 제품은 방부제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상하거나 벌레가 생기기 쉽고 미생물 번식도 빠를 수 있다. 따라서 흐르는 물에 깨끗이 세척해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

 

유기농 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과신도 금물이다. ‘비싼 것이 안전하고 좋지 않겠느냐’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합리적인 가격은 필수다. 독일 영양학협회는 자체 조사결과를 근거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식품이 일반 식품보다 영양가 면에서 더 낫다는 증거가 없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