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의 계절이 돌아왔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겨울철에는 대기가 정체돼 대기 중에 먼지가 쌓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중국으로부터 스모그가 날아들기도 해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창문을 닫고 생활하는 날이 늘어난다. 외부의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실외공기보다 중요한 것이 실내공기질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실내공기가 실외공기에 비해 2~10배 정도 더 오염된 경우가 많고, 실내에서의 PM 2.5 흡입량이 실외의 4배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만약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창문을 닫아야하는데 음식을 조리해야한다면, 어떻게 해야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실시간 실내 환경 관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외부보다 높은 경우 환기를 통해 실내공기를 정화하고, 반대의 경우 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 가정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대다수 장비가 고가인데다가 크기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25개 자치구에 설치한 미세먼지 측정기의 가격은 대당 3000여 만 원이며 부수장비와 운용비까지 더하면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최근 여러 기업에서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 출시가 잇따르면서 간단하고 빠르게 미세먼지 등 공기오염물질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대부분의 제품은 기존의 전문 장비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휴대가 간편하고, 일부 제품은 IoT 기술이 접목돼 24시간 측정 및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이러한 보급형 측정 장비가 과연 믿을 만 한 것일까. 일부는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유로 저가 측정기의 성능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물론 10만 원 이하의 저가 제품과 수천만원대 장비의 성능이 똑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보급형 제품들이 생활 속에서 손쉽게 공기오염정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흐름을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이러한 측정기를 통해 실내 공기질을 개선한 사례가 있다. 미국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교내 실내공기질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던 중 1~2시간마다 미세먼지가 급증하는 것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학교 인근 휴대전화 기지국에서 사용하는 디젤발전기에서 나오는 매연이 원인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학교 당국은 미세먼지 발생원인 타워를 철거했다. 국내에서도 휴대용 실내공기질 측정기를 이용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환경보건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 서울대학교 환경보건학과는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저가 실내공기질측정기를 통해 어린이집의 시간별 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했다. 계명대학교 연구팀도 마찬가지로 보급형 실내공기측정장비를 활용해 식당에서 식품조리 및 손님 수에 따른 실내공기질 변화 연구 자료를 내놨다. 현재 출시된 측정기들은 가격과 기능이 가지각색이다. 인터넷에서는 3만 원 대 초저가 제품부터 시작해 30~40만원이 넘는 상품까지 판매되고 있다. 100만원대 모델 중에서는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제품도 있다. 측정 가능한 요소 역시 미세먼지를 포함해 일산화탄소, VOCs 농도 등으로 다양하다. 에어가드 공기지능센터 관계자는 “미세먼지 측정기의 가격은 측정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질수록 비싸지기 마련”이라며 “필요에 따라 측정요소가 적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합리적인 구매 방법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