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의 대기 중 농도가 수년째 세계보건기구(WHO) 기준보다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연합은 환경부가 유해대기물질측정망을 설치한 전국 32개 측정소에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공기 중 벤조피렌 함량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벤조피렌은 화석연료 등이 불완전연소하면서 발생하는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벤조피렌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벤조피렌은 전체 32곳 측정소 중 29곳에서 관측됐다. 이 중 27개 측정소는 WHO 기준인 0.12ng/㎥을 초과했다. 비교적 느슨한 영국의 환경기준(0.25ng/㎥)을 적용해도 14곳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모든 측정소에서 벤조피렌 농도가 영국과 WHO 기준 모두 넘기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강원 춘천 석사동의 경우 2016년 월 최고 농도가 4.01ng/㎥로 전국 평균의 4배에 달했다. 벤조피렌 등 오염물질에 대한 법적 허용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에 인허가를 줄 때 벤조피렌이 배출되는지 점검하지 않고 있으며 별도의 행정조치를 내리기 어렵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벤조피렌 등은 미세먼지에 흡착해 유해성을 증가시킨다”며 “미세먼지 외에도 여러 대기오염 요인을 동시에 고려한 대기환경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부는 특정대기유해물질로 지정된 벤조피렌 배출량 기준을 올해안에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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