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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 26일(화) 서울 여의도동 렉싱턴호텔에서 ‘국민공감 환경보건 포럼 및 R&D 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생활공감 환경보건 기술개발(R&D) 사업과 관련해 정부, 전문기관, 국민, 연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생활공감 환경보건 기술개발 사업은 석면·라돈 등 실내 환경유해인자 관리 및 아토피 등 환경성질환 원인규명, 유해화학물질의 위해성 평가기술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유해인자에 대한 대응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행사에서는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28개 기술개발 과제에 대한 사업현황과 성과 발표가 중점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미세먼지, 담배연기 등과 같은 오염물질이 중이염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적으로 규명한 결과와 빛 공해로 인한 수면영향 등 인체와 생태계 위해평가의 중간 결과 등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환경보건정책 현황 및 추진방향’이란 주제로 발표한 환경부 손명균 환경보건정책 사무관은 “기존의 환경정책은 오염물질 및 매체관리 중심이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했다”며 “이제는 국민건강 및 생태계 보호 관점으로의 환경관리 체계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사무관은 “다양한 환경오염 및 화학물질로 인해 국민건강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2009년 3월 환경보건법을 시행함으로써 국민건강과 생태계의 건전성을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보건법의 주요 내용은 ▶국가 우선관리물질 선정 ▶도시지역 빛공해 저감 대책 추진 ▶환경기준 적용대상 확대 등 관리기준 강화 ▶주민 건강영향조사 및 사후관리 ▶환경성질환 피해구제 제도 마련 ▶어린이 활동 공간 환경기준 강화 및 대상 확대 등이다.

 

   ▲ 발표 중인 손명균 환경보건정책 사무관

 

또 손 사무관은 그동안 환경부가 진행해온 환경보건정책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민감·취약계층 건강 보호,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 예방·관리, 석면 피해예방 및 구제제도 확립, 선진적 화학물질의 유해·안전 관리, 쾌적한 실내 공간 조성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역점 추진 사항으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어린이 환경보건 ▶층간소음 ▶다중 이용시설 ▶일상생활 전자파 위해성 관리 ▶석면 슬레이트 지붕 철거 등을 관리·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보건 R&D 현황과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김승원 연구원은 “인구 고령화와 독거인구 증가로 건강 취약계층의 환경보건 니즈가 증가하고, 생활환경의 변화로 아토피나 천식 등 환경성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환경보건정책 시행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환경산업기술원 김승원 연구원은 “생활공감 환경보건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국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다양한 환경보건 문제의 사회 이슈화 및 미래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인체 및 생태계 피해 예방을 위한 환경보건 기반기술 확보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민건강 보호와 생태계 건전성 유지를 통한 ‘환경보건 선진국’ 달성을 위해 작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간 사업비 1792억 원을 들여 ‘생활공감 환경보건기술개발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 사업의 추진 분야는 생활환경 유해인자 이해관리 기술개발, 환경성 질환 대응기술개발, 유해화학물질 위해관리 기술개발 등 3개 세부사업 및 6대 중점 프로젝트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국민의 안전성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 대표로 ‘환경보건 R&D사업 발전방안 제언’이란 주제로 발표한 정진남 오산초교 교사는 “국민의 79% 이상이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으며 우리나라 환경상황은 49.7점으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일반 국민은 생활쓰레기와 같은 일상생활에 밀접한 부분을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 교사는 “대부분의 사람이 건강과 환경오염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환경보건법의 인지도와 건강관련 환경오염 및 위해요인 관리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 국민 대표로 ‘환경보건 R&D사업 발전방안 제언’이란 주제로 발표한 정진남 오산초교 교사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 교사는 생활 속에서 느끼는 환경현안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구미 불산사고나 황사, 스모그 등 각종 재난재해에 대한 국민의 건강영향 알림 및 대처방법 강구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거주지나 학교, 회사 등 국민이 장시간 머무르는 생활환경에서 생기는 건강피해 관리 및 예방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정 교사는 국민들이 자주 쓰는 생활용품의 환경호르몬, 중금속, 전자파, 기타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에 대한 사전차단 및 안전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무엇보다도 학교 현장에서의 환경교육이 필요하다”면서 “환경전문가(교사) 양성이나 환경단체와의 교육프로그램 정보 공유, 환경교육 시범학교 자료의 일반화, 환경교육사업 지원의 체계화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환경보건 기술개발 사업 발전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토론시간도 마련됐다. 토론에서 논의된 결과 중 신규추진이 필요한 내용은 향후 환경산업기술원 ‘생활공감 환경보건 기술개발 사업’의 신규 지원분야 선정 시 우선적으로 검토될 예정이다.

 

 

‘빛공해 인체 및 생태위해성 평가기술과 위해성 평가시스템 개발’이란 주제 발표를 한 고려대학교 이은일 교수는 “도시화, 야간활동으로 인한 빛공해 노출이 증가해 밤하늘의 별들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과도한 빛은 생태계 교란 및 생물학적 주기 리듬 장애로 수면, 인지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빛공해 노출과 질병과의 관련성 연구 결과 가장 큰 문제는 수면장애”라면서 “빛공해로 인해 수면의 양과 질이 저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수면 중 5, 10 lux의 침입광에 노출 시 눈물막 파괴시간이 감소되고 결막이 충혈 되는 등 눈 피로 증가를 유발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빛공해에 대한 과학적인 위험을 추정해 위험상황을 알려야 한다”면서 “건강영향에 대한 지식, 정부의 책임 정도, 피해에 대한 규모 등을 고려해 교육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오염 노출과 중이염 발생 메커니즘’에 대해 순천향대학교 박무균 교수의 연구 성과 발표가 이어졌다. 

 

  ▲ 순천향대학교 박무균 교수는 “간접흡연이 중이염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예방 백신과 항생제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중이염의 유병율은 증가하고 있다”면서 “대기오염, 간접흡연 등이 중이염을 유발하는 환경적 유해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세 이하 소아의 중이염 발생율과 대기오염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에 따라 중이염 발생율이 변한다”면서 “간접흡연의 경우도 역학조사 결과 중이염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박 교수는 “중이염 관련 대기 환경 유해인자의 관리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기 환경 개선이 건강영향(의료비 감소, 사회 간접비 감소)을 추산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은 도시화, 산업화, 실내생활 패턴변화 등으로 환경성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원인규명과 예방관리를 위해 작년부터 생활공감 환경보건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보건 기술개발 사업의 목적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며 “이번 행사가 그간의 성과 점검과 발전방안 토론 등을 통해 환경복지를 실현하는데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고 자평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