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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관련 부처에 “환경규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도한 규제로 경제활동이 제약받지 않도록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 것과 관련해 환경규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박근혜 정부의 지난 1년 동안의 환경정책 추진과 관련해 ‘소통이 필요한 정권’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박근혜 정부 1년 환경분야 평가 및 정책 제안 토론회’를 열고 환경 분야의 문제점과 정책 대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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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 장재연 공동대표는 “정부가 환경규제 완화와 관련해 균형잡힌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환경운동연합 장재연 공동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환경정책 1년 평가와 제언’이라는 발제를 맡아 발표했다. 장 대표는 “집권초기 박근혜 정부는 인수위원회 백서를 통해 환경과 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 국가를 구현하겠다고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철학과 핵심정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되는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환경규제를 ‘무심코 연못에 던진 돌’에 비유한 대통령의 발언이 부정적 측면만 부각시키고 있다”면서 “전임 정부와 마찬가지로 ‘환경 없는 환경부’를 재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가 환경규제를 완화하려는 데 대해서도 균형잡힌 인식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 대표는 “비합리적인 환경규제 완화는 결과적으로 환경산업 퇴보와 환경 분야 일자리 상실로 직결된다”며 “환경규제 개선방향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선진화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규제는 국민의 생명과 환경을 보호한다는 본연의 목적 이외에도 경제적으로 오염제어 산업을 통한 고용증진, 규제준수를 위한 시설개선 등 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환경규제는 경제적 잣대가 아닌 국민건강과 환경보호를 우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장 대표는 “지금 환경 분야는 환경부 장·차관 등 환경부 출신 관료들의 ‘전성시대’라며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이 환경관련 자문을 받을 수 있는 공식적 기구가 없는 최초 정권이어서 환경관료 이외의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불편한 상대와의 소통이 가장 필요한 정권”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장 대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발생원인을 증명하는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중국발’로만 단정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경부는 미세먼지의 30∼50%가 중국의 영향이라며 책임을 중국에 돌린다”며 “중국발 미세먼지라는 용어는 미세먼지 오염이 전적으로 중국의 영향인 것처럼 진실을 호도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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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만 환경부 차관이 정부의 환경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환경부 정연만 차관은 “미세먼지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는 한편 구미불산가스 누출 같이 억울한 피해를 막는 환경오염 피해구제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차관은 정부의 환경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의 환경정책 성과에 대해 ▶화학물질사고 예방·대응체계 재정립 ▶유해물질로부터 어린이·노약자 건강보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지원대책 마련 ▶정책수요자·관계부처와의 협업 확대 ▶민·관 협력 환경산업 수출 본격화 등을 제시했다.
한계와 반성할 점으로는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위한 환경질 개선 부족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 초보 단계 ▶환경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30년 전 환경 관리방식 답습 등을 꼽았다.
발제에 이어 국토, 기후·에너지, 생태계, 환경보건·화학물질 등 각 분야별 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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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대 황희연 교수는 “장기적으로 습지 복원과 물 순환 회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토 분야의 토론를 맡은 충북대 황희연 교수는 “2002년 국토계획법에 따라 ‘선계획 후개발’ 체계를 구축했으나 반복된 규제완화로 인해 국토 난개발은 전국으로 확산됐다”며 “계획허가제 중심으로 국토이용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단기적으로 규제완화가 기업에 유리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제 전체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다음 세대를 위한 국토 개발과 환경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4대 강 사업에 대해 수변구역 개발 등 추가사업 중단, 정밀한 조사·분석을 통해 보 철거 여부 검토, 장기적으로 습지 복원과 물 순환 회복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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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에너지 분야의 토론을 맡은 서울대 윤순진 교수 |
서울대 윤순진 교수는 기후·에너지 분야의 토론에서 “환경부가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를 통해 배출을 감축하고 배출권 거래제 실시를 준비 중인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202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이행 계획의 실현이 불확실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교수는 “재생 가능에너지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재검토하고 다양한 발전시설과 송·변전시설, 핵에너지의 환경성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면서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로드맵의 내용과 전략을 보강하고 소규모 배출원 목표관리제 유지 시 제도의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태계 분야 토론을 맡은 서울시립대 한봉호 교수는 “환경부는 그동안 방어적으로 평가·검토만 하는 부처에 머물렀다”며 “공격적으로 정책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4대강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국가보호지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국제 생태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국대 권호장 교수는 환경보건 및 화학물질 토론에서 “환경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는 환경부”라면서도 “송전선과 휴대전화의 전자파 등은 환경부 업무에서 법적으로 제외돼 환경보건의 사각지대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송전선 전자파에 따른 건강영향이나 휴대전화 사용 등 전자파 노출 등은 분명한 환경보건 문제임에도 법적으로 환경부 업무소관이 아니라 손을 놓고 있다”면서 “환경부는 법률에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환경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건강문제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방사능 문제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안전사고의 관리에 방점을 둔 기관으로 원전 인근 주민의 일상적인 방사능 누출 가능성이나 생활방사선 문제를 충분히 다루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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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